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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서 볼일 보는데 女청소부 불쑥…“남성 인권은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단골주제
화장실 사용 에티켓 개선 시급


소변기와 떨어졌던 몸이 앞으로 바싹 밀착된다. 소변보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찾아온 불청객 쪽으로 신경이 쓰이고 “빨리 보고 나가야 겠다”는 다짐마저 들게된다. 민망해서 손을 씻지 못하고 화장실을 나갈 때도 있다.

여성 청소부가 남성 화장실에 들어왔을 때, 남성들이 느끼는 반응이다. 남자화장실 ‘인권 문제’는 수차례 거론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화장실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의견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힘들게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정말 고생 많으시지만 남성들은 입식 소변기에서 용변을 보는 입장에서 너무 민망하고 수치심이 느껴진다”, “큰 일 보건 작은 일 보건 용변을 보는데 서슴없이 들어오는 데 상당히 불쾌감을 느낀다”, “용변을 보러 들어가려는데, 여성 청소부와 마주치게 되면 민망하다” 등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7월에만 6건의 관련 게시글이 올라왔다.

서울 지역 공중화장실의 청소부 성비도 7대3으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청소부도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게 좋을리 없다. 이들도 용변을 보는 모습을 지켜보는게 민망하다. 2007년 문화관광부가 화장실 관리인 2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48.6%가 “여자 화장실보다 남자 화장실을 관리하는 게 더 어렵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남성용 소변기 구조탓에 여자화장실보다 위생상태가 불량하거나, 화장실에서 남성과 마주치는 것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화장실 남성 관리인을 뽑으면 해결될 문제같지만, 현실은 간단치 않다. 남성 청소부가 여자화장실에 들어갈수는 없으니 작은 건물의 경우는 여성 청소부를 뽑는게 쓰임이 더 많기 때문이다. 우회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남자화장실 청소 사전 예고제’가 도입되어가고 있지만, 남성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사전 예고제란 여성청소부가 들어갔을 때 화장실 문앞에 “여성청소부가 청소중이니 양해바란다”는 팻말을 두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상당수 관공서와 프랜차이즈 카페 등에서 팻말이 활용되고 있다. 팻말게시는 점차 확산돼 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남성들은 화장실에 여성 청소부가 들어오는 것 자체를 불쾌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합리적인 제도마련과 함께, 남성 화장실을 대하는 에티켓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중론이다. 직장인 최모(31) 씨는 “대변기에서 용변을 보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갑자기 여자 목소리가 들려 보니 카페 종업원이었다”면서 “화장실을 잘못 들어온 것인가 순간 당황했는데, 나가보니 ‘여성이 청소중’이란 팻말니 놓여있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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