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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지적장애인 유인ㆍ감금…휴대폰 개통해 물품사기 벌인 20대 구속

-가출 지적장애인에 “일자리 준다” 유인…통장 등 빼앗아 물품사기에 이용
-경찰, 물품 사기범 잡고 보니 피해자…6개월 수사 끝에 진범 검거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지적장애인을 유인해 감금하고 휴대폰을 개통시킨 뒤 그의 명의로 물품 사기를 벌인 20대가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영리 유인 및 사기 혐의로 이모(25) 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씨는 지적 장애 2급인 이모(30) 씨를 지인의 집으로 유인해 휴대폰을 개통시킨 뒤 이를 이용해 인터넷 중고나라 카페 등에서 허위 물품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 초 가출한 피해자가 인터넷 가출 관련 카페에 “숙식을 해결해 주실 분을 구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하자 “밥을 먹이고 재워주겠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피해자를 만나 그가 지적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피의자 이 씨는 지인 집으로 가자며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친구 집에 데려갔다.

그곳에서 이 씨는 피해자에게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면서 통장과 카드를 빼앗고 새로 휴대폰을 개통하자고 꼬드겼다. 수상함을 느낀 피해자가 집 밖으로 나가겠다고 하자, 이 씨는 “일 시켜주려고 휴대폰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안되겠다. 일 못 시켜주겠다”고 압박했다.

피해자의 통장, 카드, 휴대폰은 모두 인터넷 물품사기에 사용됐다. 약 2주간 이 씨는 피해자의 명의로 된 휴대폰으로 인터넷 중고나라 카페 등에 컴퓨터 부품, 휴대폰을 싸게 판다며 허위 글을 올렸다. 물건 구매자가 돈을 입금하면 잠수를 타는 방식으로 총 10명으로부터 약 400만원을 편취했다. 모든 돈은 피해자의 계좌로 입금됐다.

경찰은 지난 1월 말 인터넷 중고나라 물품 사기 신고가 들어와 조사를 벌이던 중, 계좌와 휴대폰 추적을 통해 범인을 피해자 이 씨로 특정했었다. 그러나 그가 지적장애 2급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경찰은 진짜 범인이 따로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6개월간 수사 끝에 피의자 이 씨를 붙잡았다.

경찰조사 결과 동종 전과만 여러번인 이 씨는 현재 누범기간을 보내고 있는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지적장애인의 명의를 빌려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물품 사기로 편취한 금액은 모두 도박 자금에 사용됐다. 그는 “도박자금이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추가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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