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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산상봉] “100세 시대니까 다시 만나자”
[사진제공=연합뉴스]

-1회차 상봉단 2박3일 상봉일정 마무리 귀환
-“부모님 산소 가서 형님 잘있다고 전하겠다”

[헤럴드경제=금강산 공동취재단ㆍ신대원 기자] “지금은 100세 시대니까 오래 살고, 서로 다시 만나자”

70여년의 헤어짐 끝에 짧은 만남을 가진 이산가족들은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앞두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북측의 언니 배순복(87) 씨와 여동생 배순영(75) 씨를 만나 세 자매 상봉으로 화제를 모은 남측의 배순희(82) 할머니는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셋째 날이자 마지막 날인 22일 작별상봉 자리에서 언니와 동생의 손을 놓지 못했다.

배 할머니의 다시 만나자는 약속에 언니 배순복 씨도 “다시 만나자”고 화답했다.

북측의 큰형 리종성(86)을 만난 이수남(77) 할아버지는 “부모님 산소에 가서 ‘아버님, 어머님, 우리 종성이 형님 잘 살아계신 것을 확인했습니다.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부모님 기도 덕분입니다’고 말해야겠다”고 말했다.

한신자(99) 할머니는 헤어져야만 하는 북측의 두 딸 김경실(72) 씨와 김경영(71) 씨에게 “내가 너희들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경자(김경영) 너도 그렇고 경실이도 행복하게 살아달라고 기도해. 너희들이 낳았을 손자, 손녀도 잘 살게 해달라고 기도해”라며 당부의 말을 끊임없이 이어갔고, 두 딸은 눈시울을 붉혔다.

신재천(92) 할아버지는 북측의 여동생 신금순(70) 씨에게 “내가 타고 가는 버스는 8번, 8번, 8번이야”라며 자신이 타고 남측으로 돌아올 버스 번호를 반복해서 알려줬다.

작별상봉과 점심 식사 뒤 환송 때 여동생이 자신이 탄 버스를 찾지 못할까 염려에서였다.

신 할아버지는 “죽기 전에 우리 집에 와서 밥도 먹고 그래”라고 아쉬움을 표현했고, 개성에 사는 여동생은 경기도 김포에 살고 있는 오빠에게 “개성에서 김포 금방이잖아. 빨리 통일이 돼야 돼”라고 말했다.

사흘간 혈육의 정을 되찾은 가족들은 또 한번의 생이별을 앞두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가하면 남북 가족의 이름과 나이, 가계도를 수첩에 적어가며 잊지말자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했다.

1회차 상봉행사 89가족 197명은 이날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 간의 길지 않은 만남을 마치고 이날 오후 1시28분께 버스편을 이용해 남측을 출발했다.

이들은 동해선 육로로 돌아올 예정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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