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작동 안한 스프링클러 때문에 9명 참변…남동공단 화재 또 人災 가능성
21일 밤 화재가 난 인천 남동구 한 전자제품 제조공장 모습. 현재 9명이 사망한 이 날 화재는 오후 3시 43분께 건물 4층에서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 화재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불이 급속하게 번졌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번 대형 참사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발화지점인 공장 4층 천장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만 화재 초기에 작동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 작동했다면 선착대가 화재 진압을 위해 공장 내부에 진입했을 때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프링클러가 고장이 난 건지, 누군가 의도적으로 꺼 놓아서 작동을 안 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프링클러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미작동 원인과 상관없이 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화재의 경우 신고 접수 4분 만에 소방대가 현장에 빨리 도착했음에도 사망 9명, 중경상 6명 등 15명의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스프링클러와 같은 소방시설이 화재 초기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초기 불길의 확산을 막고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정상 작동률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최근 3년간 대형화재 현장에서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한 경우는 40%에 불과하다.

또한 화재 발화지점인 세일전자 4층 인쇄회로기판 검사실과 식당 천장에 시공된 단열재 우레탄폼에 붙은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엄청난 유독가스가 방출돼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4층에는 23명이 있었지만 5명은 전산실에서, 2명은 식당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으며 이들 대부분은 유독가스에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벌건 대낮에 발생한 화재인데도 유독가스로 인해 비상구 쪽으로조차 이동도 못 한 셈이다. 또 다른 근로자 4명은 유독가스가 건물 내부를 뒤덮자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건물 4층에서 뛰어내렸다. 이 중 2명은 숨지고 2명은 크게 다쳤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4층 내부를 보면 불에 탄 곳이 많지 않다”며 “천장 우레탄폼을 타고 불길이 번지고 유독가스가 퍼진 탓에 일부 근로자가 화재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대피가 쉽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