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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대 절벽’ 초비상 한국경제-투자] “대체업종이 없다”…반도체發 투자 빙하기 오나?
올들어 급격히 줄어들어 6월 30.4% ’뚝’
설비부문 4개월 연속 하락…17년來 최장


경제 활성화의 생명선인 투자가 반도체 중심으로 기록적인 감소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활황에서 벗어나 조정국면에 접어든 반도체 부문의 투자 감소를 대체할만한 다른 산업이 뚜렷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들어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 단축, 대기업 규제 등 친노동 정책에 힘을 실으면서 반대로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결과가 이제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관련 투자가 위축되면서 설비투자는 2000년 이후 가장 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줄어 전월보다 5.9% 감소, 4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설비투자 4개월 연속 감소는 2000년 9∼12월 이래 처음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8%에 달했다.

또 올해 2분기(4~6월) 기계장비 국내 공급이 전년 동기간 대비 5.5% 줄면서 2016년 2분기(-6.2%) 이후 8분기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얼어붙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산업의 투자는 지난해 2분기 전년대비 86.2% 급증하기도 했으나 올해들어 급격히 꺾이는 추세다. 지난 6월 반도체 설비투자 감소율은 전년 대비 30.4%에 달했다. 이는 5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전분기대비 0.7%에 그치면서 암울한 하반기를 예고하고 있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반도체 투자 조정에 따른 투자 공백을 메워줄 업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업종은 전반적으로 기존 설비의 유지보수 중심의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종의 경우 전기차와 자동화 관련 설비 투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설비 확충 추세 및 국산차 판매 부진 등으로 국내 투자를 크게 늘릴 여건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또한 중국의 LCD 공급 증가 및 가격 하락으로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도 설비 투자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자동차(-4.6%) ▷자동차부품(-2.1%) ▷디스플레이(-15.6%) ▷무선통신기기(-25.5%) ▷선박(-54%) ▷가전(-22.2%) 등 상당수 주력업종은 상반기 수출이 감소했다.

부동산 규제 등으로 주택 경기가 위축된 것도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정부의 SOC 예산 삭감은 투자 지표에 상당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는 올해 SOC 예산을 지난해 대비 14% 삭감한 19조원으로 편성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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