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명진스님 보수에 쓴소리…“평화 선점했어야 할 보수, 이젠 지킬 가치 없어”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일제 강점기 지난후 경제로 채웠지만
경제이념 이후 진정한 가치 잉태못해

“보수가 변한다고 살아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통적 가치를 지키는 것, 보전하는 것이 보수(保守)인데, 우리에게 그런 것이 있기나 했었나.”

진보적 시각을 견지하며 정치적 발언을 아끼지 않았던 명진 스님<사진>이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보수가 다시 살아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역설했다. 애초 질문은 보수가 어떻게 하면 살아날 수 있는가였지만,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보수는 지킬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명진 스님은 대한민국이 역사적으로 지킬 가치를 만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강점기엔 천황 폐하가 통치의 이념이었다. 이후 외세의 침략이 있었을 때 조국을 배신했던 사람들이 권력을 이어오면서 무슨 가치를 내세워야 할 수 있을지 찾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서 그냥 친일 문화가 들어섰고, 오히려 독립운동의 가치는 전파되지 못했다. 비극의 시작이다”고 했다.

이후 존재하지 않던 가치를 채운 것은 ‘경제’였다고 했다.

그는 “돈이 가치가 됐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이념이 됐다. 값싼 노동력이 노예처럼 희생됐다”고 했다. 경제라는 이념, 그 이후를 찾지 못했기에 보수 기득권은 경제만을 외쳤고 진정한 가치가 잉태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럼 보수는 무엇을 말했어야 했나. 명진 스님은 ‘평화’를 말했어야 했다고 했다. 경제 성장으로 더는 가치를 말하지 못할 상황이었음에도 보수는 성장만을 고집했다는 주장이다.

명진 스님은 “당시는 진보에서 평양에 간다, 평화를 만든다는 가치를 내세우기 어려웠던 시대였다. 그런 말을 하면 ‘종북’ ‘빨갱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을 때 북한에 가고 도움을 주면서 가치를 말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진보가 ‘종북’ 프레임이 무서워 감히 입 밖으로 평화를 말하지 못하던 시절에 보수가 과감하게 ‘평화’란 가치를 선점했어야 했었다는 이야기다.

평화라는 가치를 위해서는 그 자신도 정치권 밖에서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진 스님은 “‘평화의 길’이라는 단체를 만들 것이다”며 “9~10월에 방북을 할 예정이다. 통일부에 방북신청을 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10차례 이상 평양을 방문했다. 북한이 불교에 호의적이고 불교문화도 있으니, 이를 통해 나름대로 남북문제를 풀어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명진 스님은 평화 외 새로운 가치로는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사람이 최소한 살 정도의 ‘의식주’를 책임져야 한다”며 “여기서 ‘의’는 의료를 뜻한다. ‘식’도 먹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교육받을 권리를 포함한다. 치료받을 권리, 집을 가질 권리, 그리고 모두 원한다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가치 설정의 첫 번째 기준”이라고 했다. 명진 스님은 “그 정도가 되면 갑질이 사라지고 인간이 인간다워진다”며 “세부내용으로 부의 편중을 해결할 수 있는 세금제도나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