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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붙은 ‘BMW 포비아’] 원인은 오리무중ㆍ대응은 뒷북…BMW 차주들 “폭탄취급” 분통
안전점검을 마친 차량들을 대상으로 BMW가 제공하고 있는 ‘안전점검 완료’ 스티커

-리콜 대상 아닌 차량에서 화재도 9건
-주차장ㆍ도로서 모두 “BMW 무서워”
-“BMW 몰고 다니니 주변 눈치 보여”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 강남구의 한 사설 주차장. 주변 식당가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 평소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인 주차장이지만, 최근 빈자리가 늘었다. 다른 차주들의 걱정 탓에 BMW 차량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했는데 그 이후로 손님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주차장 관리인은 “정기 주차권을 끊은 BMW 차주가 많았는데, 웃돈까지 얹어 모두 환불조치를 해야 했다”며 “BMW 차주의 불만은 인정하지만, 다른 차주들의 걱정도 신경써야 했다”고 말했다.

연이은 화재로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진 BMW 차량의 화재 사고가 계속되며 차주 뿐만 아니라 다른 운전자들도 공포에 빠졌다. 지난 9일 오전에만 1시간 간격으로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주행 중 불에 탄 차량은 모두 36대로 늘었다.

특히 지난 9일 발생한 화재 차량 중 하나는 BMW 중에서도 고급 모델인 730Ld로 이번 리콜 대상에서는 제외돼 비교적 안전하다고 분류됐던 차종이다. 이날 화재로 리콜 대상에서 제외되고도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9대에 이르렀다.

다른 차종까지 화재가 발생하며 차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모임 측은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는 등 차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방관한 BMW 코리아 등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잇따른 화재에 대해 BMW 측은 “서비스센터에서 안전진단을 진행한 후 안전이 확인된 차량에 대해서는 안전하다는 내용의 스티커를 나눠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주들의 불안감 상승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BMW에 대한 불안감은 다른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리콜 판정을 받고 다른 차량을 렌트받은 박모(30) 씨는 “최근까지 BMW를 타고 출근을 하면 회사 주차장에서 눈치가 보였다”며 “BMW 본사나, BMW 코리아측에서 빨리 대처를 하지 않으니 애꿎은 차주가 도로 위에서 민폐 취급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차장과 상가 등에서도 BMW 차량을 받지 않는 곳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차량 화재를 걱정한 다른 운전자들의 민원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손님 중 BMW 차량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 주차를 금지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다른 차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는데,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BMW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일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 안전진단 결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주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상황에서 운행정지명령을 강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정부는 화재 원인 조사 결과를 올해 안까지 내놓도록 시기를 앞당기는 등 추가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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