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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달에 2000만건…폭염·열대야에 ‘배달음식 앱’ 불티
빙수 등 디저트 주문 급증
직장인 점심도 배달로 해결


#1. 얼마 전 결혼한 정모(31ㆍ여) 씨는 요즘 퇴근해도 저녁상을 차리지 않는다. 남편과 메뉴를 상의한 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저녁을 주문한다. 더운 날씨 속에서 요리하지 않아도 되고, 설거지를 할 일도 없어졌다. 정 씨는 “더운 날에 가스레인지 앞에서 요리하면 그것만큼 더운 일이 없다”며 “요리하면서 덥다고 짜증을 몇 번 내니 남편이 그냥 편하게 저녁을 시켜먹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2. 주부 한모(55) 씨도 최근 들어 배달 앱을 사용하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더운 날씨에 장 보러 가기 귀찮아진데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아지면서 가족들이 야식을 찾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 씨는 “날이 워낙 덥다 보니 가족들과 대게 집에 있거나 시원한 쇼핑몰에 가는 편인데, 집에 있어도 불 앞에 있기 싫어 요리를 덜 하고 있다”며 “밤엔 남편이 덥다고 ‘치맥’이나 빙수를 찾으면서 배달을 이용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최악의 폭염이 계속되면서 힘들게 조리한 집밥을 먹는 대신 배달음식을 찾는 가구가 크게 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의 지난달 주문건수가 2000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달 셋째 주부터 폭염이 시작되면서 주문수가 급증했고,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어선 7월 넷째 주 주말에는 그 전주에 비해 또 17% 급증했다.

또 다른 배달 앱인 요기요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기록한 지난달 22일 주문 수가 2주 전에 비해 21% 늘었으며, 평일이었던 지난달 31일에도 주문 수가 전주에 비해 10% 증가했다.

점심시간에 무더위가 절정을 달하면서 배달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김모(30) 씨는 “점심 먹으려고 나갔다가 괜히 기운만 빠지고 오는 경우가 많아 그냥 동료들과 샌드위치나 한식 도시락 등을 시켜 먹는다”며 “요즘은 배달 가능한 메뉴도 다양해져서 굳이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식사 배달뿐만 아니라 더위를 식혀줄 빙수 등 디저트 배달도 늘고 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배스킨라빈스의 경우 지난달 처리한 배달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본사 정책상 1만5000원 이상 아이스크림을 사야 하고 배달비도 4000원이 들지만 무더위 탓에 사람들이 배달비도 꺼리지 않는 것이다.

빙수전문점 설빙도 지난 4월 시작한 배달서비스 매출 비중이 3개월 만에 7% 수준까지 올랐다.

종종 빙수를 배달시켜 먹는다는 장모(33) 씨는 “빙수 포장이 워낙 잘 되어 있어 밖에서 사먹는 빙수와 별반 차이가 없다”며 “배달비를 내야 하긴 하지만 밖에서 땀 흘리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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