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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불바다 피해 강릉 왔더니 물바다”
폭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 KTX강릉역 모습. [연합뉴스]
강원 영동지역 최대 330m 물폭탄
휴가철 피서지 찾은 관광객 혼란
관광지 일대 상인들 망연자실

도로 곳곳 하수관 막혀 침수
지역주민들 피해복구 구슬땀


지난 6일 오전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강원 속초와 강릉, 양양 등 영동지방 일대는 혼란에 빠졌다. 곳곳에서는 침수피해가 발생했고, 관광객과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6일과 7일 이틀간 서울 청량리역에서 만난 피서객들은 영동지방에 쏟아진 폭우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KTX 강릉역을 비롯한 주요 교통 거점들이 폭우로 침수되는 등 관광을 떠나서 이동자체가 힘든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강릉행 KTX를 기다리던 직장인 이모(29) 씨는 “예상치 못했던 때 아닌 물난리”라면서 “휴가를 망칠 것같아 벌써 염려된다”고 말했다.

강릉여행을 다녀왔다는 대학생 김민재(22) 씨는 “빗물에 젖는게 싫어서 귀경일정을 하루 늦췄다”면서 “숙소를 바닷가 인근에 잡았는데, 곳곳에서 모래주머니로 벽을 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내, 아들과 함께 강릉으로 행하던 황호철(43) 씨도 “예약한 콘도에 비 피해가 없다고 해서 가겠다고는 했는데, 침수 피해 탓에 물놀이나 관광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영동지역 일대 관광지들도 피서객들이 줄어들 것을 걱정했다. 양양에 위치한 전통음식 체험마을인 송천떡마을은 쏟아진 비 탓에 야영장 사용과 계곡물 접근이 힘들어졌다. 마을 관계자는 “머무는 관광객도 많지만, 잠깐 들러서 마을을 구경하고 가는 관광객도 많은데, 비때문에 사람들의 왕래가 줄어들어 매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지역 주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는 김근재(37ㆍ강릉시) 씨는 “도로 곳곳에서는 하수구에서 물이 역류하고 있었다”면서 “물 때문에 택시를 타고 출근했는데, 콜택시 부르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속초 상복리에 거주하는 김종흠(82) 씨는 “오전 3시반부터 비가 계속 쏟아져 황급히 밖으로 나가 하루종일 논을 지키려 애썼다”면서 “너무 비가 많이 오니까 논둑이 뚝뚝 떨어져갔다가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봤다”고 했다. 같은 마을의 A(70ㆍ여) 씨도 “논 물이 넘쳐서 둑이 소용없게 됐다”며 “마을 인근의 계곡물도 불어나서 마을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이날 많게는 330mm에 달하는 폭우가 영동지방을 덮친 것으로 관공서와 기상청 등은 파악하고 있다. 강릉시 지역에는 6일 오전 3∼4시 사이에 시간당 93㎜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 당시 시간당 100.5㎜에 육박하는 역대 2위 기록이다.

심호연 강릉시 재난안전과 과장은 “비가 당초 50mm가량 온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수백밀리미터가 쏟아졌다”면서 “시내 곳곳에서 하수관이 막혔고, 침수된 지하건물 등에서 물을 빼는 작업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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