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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휴가풍경①-르포]’여수 밤바다‘ 몰리는 관광객…“도시는 살지만 주민은 죽을맛”
낭만포차 인근에 운집한 시민들의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관광객 늘어난 ‘여수시’ 주민들
-교통체증, 물가 상승으로 몸살
-75.4% ‘관광객 때문에 불편증가’

[헤럴드경제(여수)=김성우 기자]여수 구항해양공원을 앞에두고 설치된 18개 포장마차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운집해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은 손님들의 거주지는 저마다 서울, 일산, 광주 등 ‘타지’였다. 하지만 다 함께 입을 모아 “관광 목적으로 여수에 왔다”고 말했다. 포차가 설치된 바로 옆 2차선 도로에는 차량들이 주차장에 온 것처럼 정체된 채로 서 있다. 갓길에도 차량이 빼곡하게 주차돼 있다.

휴가철을 맞은 여수시는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같은 여수시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인프라 부족과 관광객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 탓에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여수시는 지난 2016년 이후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공원내에 포장마차 거리를 조성하는 등, 구시가지를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힘써왔고, 오동도와 낭만포차(구항해양공원 앞 포차거리) 등은 여수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성장했다. 개발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몰려든 관광객으로 인한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지난해 여수시민협이 지난해 여수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2%는 ‘관광객 증가가 여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대답은 21.7%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응답자의 75.4%는 ‘관광객 증가로 생활불편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59.5%는 ‘관광객 증가로 (물가가 상승하며) 생활비 지출이 늘었다“고 했다.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시내 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1㎥ 당 146만원에 불과했던 여수시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7월 기준 1세제곱미터 당 170만원까지 치솟았다.


여수를 대표하는 명물인 ‘게장정식’은 지난 2008년에는 가격이 1인분에 6000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6월을 기준으로 1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100% 인상률을 보인 셈이다.

여수에서도 가장 불만이 큰 것은 구 시가지와 돌산대교로 연결된 여수시 돌산읍의 주민들이다. 이곳 주민들에게 여수 연안여객터미널과 여수엑스포역 등이 인접해 있는 구시가지는 외지로 나가기 위해선 거쳐갈 수밖에 없는 장소다. 하지만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이 지역에 심각한 교통체증이에 시달리고 있다.

돌산읍에서 팬션을 운행하는 유모(53ㆍ여) 씨는 “시내로 나가는 두개뿐인 다리가 모두 구시가지 부근에 인접해 있다”면서 “섬에 들어오는 길은 양호한 편인데 나가는 길은 심할땐 2시간씩 정체된다”고 했다.

택시기사 김모(58) 씨도 “구 시가지를 지날 때마다 정체가 이어져 주말에는 무조건 피해다니는 실정”이라며 “몸이 아파 병원 응급실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던 손님이 길이 막혀 택시 안에서 정신을 잃은 적도 있다”고 불평했다.

구시가지가 개발되며 인근에 있는 번화가인 여서동 인근 지역<사진>은 매출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일부 번화가는 새로운 관광지역의 등장으로 퇴락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구시가지 인근의 주요 번화가였던 여서동 인근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장모(39) 씨는 “낭만포차가 생긴 뒤로 매년 매출이 10% 씩은 줄어드는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여수시가 이런 문제 해결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교통 문제가 있는 것은 시에서도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해결방향을 정하지는 못했다”면서 “올해 연말에 연구 용역을 실시하고, 이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기에 시민단체들은 여수시의 빠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곽재철(45) 여수시민협 조직국장은 “관광객이 많이 오지만, 그 관광객이 한 곳으로 몰려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교통 혼잡과 생활 불편 문제로 여수 시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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