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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출신 ‘세아이 엄마’ 여경 됐다…‘민생 현장으로’
홍민희 순경 [사진제공=경찰청]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신임 2559명 일선 투입
-태권도 국가대표ㆍ마술사 등 ‘이색경력’ 화제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베트남 출신 귀화인 홍민희(33ㆍ여) 순경은 14년전까지 유학생 신분이었다. 광주 조선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그는 틈틈이 경찰서나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베트남인의 통역을 돕곤 했다. 한국인 신랑과 3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하고 귀화한 홍 씨는 세 아이까지 낳았지만 대학 시절 만났던 베트남인들을 잊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문화적 차이나 언어의 장벽으로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인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시간이 갈수록 강해졌다.

결국 홍 순경은 셋째 아이를 낳은 직후 독한 결심을 했다. 육아를 하면서 경찰 시험을 보기로 한 것. 체력시험을 보기 위해 10개월 만에 40㎏을 감량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순경 공채시험에 합격한 그는 34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3일 정식으로 계급장을 달았다.

전남 장성군으로 첫 발령을 받은 홍 순경은 “대학 시절 경찰서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통역지원근무를 하며 만난 베트남인들은 문화차이로 실수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언어가 서툴러서 억울한 일을 겪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며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경찰의 길로 입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에서 국내 외국인을 상대로 범죄예방교육에 힘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홍민희 순경(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화제의 졸업생 단체 사진. [사진 제공=경찰청]

경찰청은 3일 오전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제 293기 신임 경찰관의 졸업식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한 홍 순경 등 신임 경찰관 2559명이 34주간 이어진 형사법ㆍ사격ㆍ체포술 등 각종 실무교육과 기본교육을 마치고 졸업과 함께 일선 현장에 투입된다.

졸업생은 일반 공채 2287명, 경찰행정 119명, 교통특채를 포함한 경력채용 153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391명이다.

졸업생 가운데는 태권도 국가대표, 프로 마술사, 여군 출신 등 다양한 이력을 지닌 이들이 포함됐다.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박효지(30ㆍ여) 순경은 각종 국제대회 수상과 백마장 체육훈장을 수여받았던 화려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박 순경은 “무도특채 경찰관으로 다시 태어나 국민으로부터 받은 영광과 사랑을 고스란히 국민께 돌려드리고 싶다”며 “강력계 형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부친과 숙부, 당숙, 외숙의 뒤를 이어 본인까지 한 지붕 아래 여섯 번째로 제복을 입게 된 백승욱(30) 순경은 어린 시절 집에 든 도둑을 쫓아가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경찰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백 순경은 “항상 시민의 편에 서서 범죄 앞에 당당한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가족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민에게 따뜻하고 믿음직한 대한민국의 경찰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은 제복을 입은 시민으로서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민주, 인권, 민생경찰로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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