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리비아서 韓ㆍ필리핀인 무장단체에 피랍
-정부, 피랍자 신변보호 위해 정보노출 자제
-리비아 국가최고위원회 통해 피랍인 안전 확인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지난달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 1명과 필리핀인 3명의 모습이 현지 대중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정부는 그동안 리비아 국가최고위원회(president’s council)를 통해 납치세력의 정체와 동기 등을 파악하고 우회적으로 피랍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피랍인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리비아 대중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피랍인들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조만간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상은 납치세력이 대중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 대중매체를 통해 우리 국민을 포함한 피랍인들이 구조를 요청하는 영상을 확인했다”며 “특이한 건 이번 영상에서 납치세력은 자기 신원 및 정체를 밝히지 않았으며, 특별한 요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만간 요구사항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비아 정부에서는 최고 국가기관인 국가최고위원회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부총리가 주도 하에 내무부, 정무부가 사건 해결을 위해 총력 기울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리비아에게 있어 한국은 대수로 공사 등으로 국민들에게 물을 공급해준 특별한 나라”라며 “조속한 해결을 위해 리비아 정부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피랍인이 건강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납치세력의 은신처가 리비아 정부의 통제 밖에 있는 지방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정부는 이외에도 리비아의 부족세력에 대한 설득 및 압력행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2014년 유사한 피랍사건 유경험자를 포함, 3명을 신속대응팀 일환으로 파견해 활동중에 있다”며 “리비아에 공관이 있는 미국, 영국, 터키 등 우방국들에 정부 협조 및 필요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이 신속대응팀은 일단 철수한 상태다.

납치된 우리 국민 1명은 현지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60초반 남성으로 장기간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랍 국민이 소속된 회사 관계자는 무장단체가 회사 캠프에 침입해 물건을 강탈하고 직원들을 납치했다고 지난달 신고한 바 있다.

주리비아대사관은 신고를 접수한 직후 대사와 공관 직원 2명을 대사관이 위치한 튀니지에서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리비아에 급파했다. 또 대사를 반장으로 하는 현지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리비아 외교부 및 내무부 등 관계당국을 접촉해 사건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통상 정부는 피랍문제가 발생하면 일정 시점까지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엠바고’(보도유예) 조치를 취해왔다. 납치사건 등의 정보가 외부로 노출되면 수사나 구조에 어려움이 생겨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4년 고(故) 김선일 피살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피랍 직후부터 피살까지의 과정이 모두 속보로 보도돼 협상판이 무장단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결국 최악의 사태를 막지 못했고, 정부는 이후 피랍인 문제에 대해 정보노출을 자제해왔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