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사립여고 재학생 180여명이 교사 11명으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스쿨 미투’가해 교사 11명에 피해를 호소하는 재학생은 자그마치 180여 명. 광주 지역의 한 명문 사립여고로 알려진 학교에서 오래전부터 지속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이 벌어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익명으로 출연한 학부모는 가해 교사들은 수업 중 학생들의 몸을 만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1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익명 출연한 한 학부모는 “딸이 입학 후 선생님들이 농담처럼 ‘엉덩이가 크다’ ‘가슴이 크다’ ‘여자는 각선미가 좋아야 한다’며 (학생들) 엉덩이나 다리를 살짝살짝 만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딸 옆 반에서 벌어졌던 일인데 그날이 조금 더운 날이었나 보다”며 “선생님이 들어와 ‘너희들 더우면 커튼 벗겨라. 다리는 벌려라’ 이런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본인 여자 친구랑 있었던 일을 아이 앞에서 공공연하게 말하고 어떤 선생님은 홍등가에 다녀왔다는 얘기도 했다고 들었다”면서 “우선 제가 들은 얘기는 이 정도다. 아이가 너무 혼란에 빠져 있어 더는 물어볼 수가 없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8일 학생회 간부와 학부모가 이 여고 교장에게 피해 사실을 신고하며 알려졌다. 학교 측은 지난 30일까지 3일간 자체 전수조사를 벌였고, 교사 11명이 성추행·성희롱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학생은 180여명에 이른다.

이 학부모는 이런 일이 조금씩 표면화 되자 한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너희가 이런 식으로 하면 생기부 잘 써줄 수 있을 것 같냐’는 식으로 협박을 했다고 하더라”라며 전했다.

문제는 3년 전에도 해당학교의 한 교사가 학생을 스토킹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지만 학교 측은 이 교사를 경찰이나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고 그냥 전보 조치하는 것으로 덮고 넘어간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