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외교장관 회동여부 관심
美 “폼페이오, 北 FFVD 논의”
북미간 비핵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 외교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전의 막이 열린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ARF와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연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싱가포르로 향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내달 3~4일 ARF를 비롯해 1일부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3개국 동남아 순방길에 나선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ARF에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우리의 공유된 책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ARF 회원국인 북한에서는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남북 외교장관회담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이 만난다면 지난 2007년 당시 ARF 계기에 이뤄진 송민순 외교장관과 박의춘 외무상 간 회담 이후 11년만이 된다.
아울러 북미 외교장관회담, 나아가 남북미 3자 외교장관의 회동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과 맞물려 남북미 3자회동이 성사된다면 지지부진한 북한 비핵화협상과 종전선언을 비롯한 미국의 대북안전보장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북미간 협상이 교착상태인 만큼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은 FFVD를 위해 간다고 했으니 북한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겠지만 북한은 종전선언을 내세워 굳이 만나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미, 남북미 접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ARF에서 북핵문제보다 남중국해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동남아 3국 순방 역시 ‘자유와 개방’을 모토로 한 인도ㆍ태평양전략을 내세운 중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진 성격이 강하다.
나워트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의 ARF 일정과 관련해 남중국해에서의 규칙 기반의 질서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ㆍ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비전을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충돌하면 중국의 참여문제를 놓고 가뜩이나 꼬인 종전선언 역시 한층 더 복잡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신대원ㆍ문재연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