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승기는 지난 28일 녹화에 참가하면서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날 녹화가 지연됐는데는 성실하게 녹화에 임했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이승기가 맡은 국민 프로듀서 대표라는 자리는 ‘프로듀스48’의 진행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에게 격려하고 조언하는 멘토다.
이승기는 장근석(시즌1), 보아(시즌2) 대표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대표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 ‘잇츠 쇼타임’만 말하는 게 아니다.
이승기는 대한민국 자체가 그러했듯이, 연예계 압축 성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방송계(예능+드라마)에서 보여준 활약은 눈부시다. 2004년 데뷔해 군 복무를 포함해서 14년간 ‘노력+모범아이콘’으로 활약해왔다.
‘앞’만 보고 달려온 압축성장기는 ‘옆’과 ‘뒤’를 돌아볼 필요성이 생기듯, 이승기에게도 이제 한번쯤 뒤돌아볼 부분이 생겼다. 예능 ‘집사부일체’에서 이런 부분을 조금씩 짚어보기도 하지만, 그런 이승기만의 속성은 ‘프로듀스48’ 연습생들에게는 좋은 멘토이자 조력자로서 자리잡게 했다.
나이가 아직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집사부일체’에서 그가 대학생들에게 했던 강연이 가장 많은 공감표를 얻은 것은 감정이입하기 가장 좋은 대상이기 때문이다. 가령, 대학생들이 “노력을 하는데도 왜 잘 안되죠”라는 질문을 가장 던지기 좋고 경험담을 듣고싶은 멘토가 이승기라는 것. 이는 ‘프로듀스48’ 제작진이 이승기의 스케줄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계속 러브콜을 보낸 이유이기도 했다.
이승기는 가수로서 노래를 하고, 예능에 출연하며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대체적으로 손 대는 분야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프로듀스48’ 참가자들도 앞으로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 방송인, 전문 MC로 진출할지도 모른다. 이런 연습생들이 이승기를 바라보는 정서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존경과 절실함, 애정, 관심들이 복합된 감정이다. 참가자들에게는 정말 좋은 인연이다.
이승기가 이들 연습생들의 요청에 자신의 데뷔곡인 ‘내 여자라니까’를 부르고, ‘감정과잉아이콘’ 야마다 노에가 접근하자 막춤을 췄던 것은 이들과 분위기를 맞추기 위함이다. 이승기가 실제 맡고 있는 역할은 이보다 훨씬 더 넓고 깊다.
김용범 ‘프로듀스48’ 총괄PD(국장)은 “‘프로듀스48’은 연예인이 빛 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포커스가 연습생에게 맞춰져있다”면서 “그럼에도 이승기 씨는 열심히 하고 있다. 이승기 씨가 예정된 스케줄이 많기는 하지만 최대한 그에 맞춰 녹화에 참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이승기 씨가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아도 연습생에게 조언을 많이 해준다. ‘왕관의 무게가 무겁겠지만 버텨달라’는 ‘왕관론’처럼 위로할 사람에게는 위로를 전하고, 어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런 포인트를 잘 알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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