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포착력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SBS ‘로맨스패키지’의 용산 편이 ‘101호♥108호’, ‘103호♥106호’ 두 커플을 최종적으로 탄생시켰다.
이번 커플 메이킹은 ‘사랑과 전쟁’의 현실판이었다. 두 남자에게 배울 점이 있었다. 많은 남자들이 관심을 보인 여성과 커플을 이룬 101호와, 여성에게 인기가 많은데도 빈 방을 노크하게 된 104호다.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이성에 대한 탐색전은 필수지만, 어느 순간 확실히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그 타이밍을 잘 포착한 남자가 101호이고, 우물쭈물하고 갈팡질팡하다가 다 놓친 남자가 104호다.
108호는 최고 인기녀였다. 걸그룹 출신 소믈리에다. 남자 101호, 103호, 104호가 동시다발적으로 호감을 드러내면서 일찌감치 사각 관계를 만들었던 여성이다.
108호의 생일이 겹쳐 남자들이 분주해졌다. 일명 ‘심야 케이크 대첩’. 104호는 미리 그녀의 생일을 알고 선물과 와인을 준비해 갔다. 101호와 103호는 뒤늦게야 생일 사실을 알고 심야에 케이크를 준비했다. 여성 108호는 새벽 4시까지 생일 케이크 세러머니 고문을 받아야 했다.
불리했을 것만 같은 영어교육 회사 CEO 101호는 셋째 날, 여성들이 남성이 타고 있는 차를 선택한 뒤 남성이 준비한 데이트를 즐기는 ‘프리 데이트’에서 승기를 잡았다.
아나운서 107호와 소믈리에 108호가 남자 101호 차량에 함께 탑승해 서촌 향수공방 데이트를 펼쳤다. 107호가 타로 점 얘기를 하며 인연을 강조하는 사이, 세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어색해져갔다.
그 순간 남자 101호는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101호는 두 여성을 앞에 두고 자신의 마음이 줄곧 “108호에게 향해있었다”고 말하며 107호에게 “희망고문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최종적으로 101호의 커플 제의를 수락한 여성 108호는 “남자 101호가 상대여자분(107호)께 딱 선을 긋는 모습을 보고 확신이 왔다”고 말했다. 만약 그때 101호가 분위기 유지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명쾌하게 밝히지 않았다면, 108호와의 커플 성사라는 결실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남자 104호는 세련미가 철철 넘치는 남자였다. 연세대 대학원생인 여성 105호의 데이트 신청까지 받았다. 하지만 104호는 여성 105호 앞에서 자신이 좀 더 궁금했던 여자는 108호였다는 결정적 실언(?)을 해버렸다. 아무리 잘생긴 남자라도 자기를 2순위로 생각하는데 적극성을 보일 여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여기서는 솔직함이 미덕이 아니다. 굳이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 보다 누가 더 ~하다”라는 말을 안하면 된다. 104호는 105호에 대한 매력 찾기와 관심 표명에만 심혈을 기울였어야 했다. 왜냐고? 최종 선택에서 비어있는 방인 여성 105호에게 갔으니까.
‘사랑과 전쟁‘편은 자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출연자들이 너무 힘들 것 같다.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가만히 있는 것은 배제와 토태를 의미했다.
한편, 카이스트 대학원생 남자 103호는 여성 108호에게 관심을 보이고도 106호 여성과 커플을 이룰 수 있었다. 여기에는 연상녀 106호의 적극적인 모습이 한몫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데이트에서 여성 106호는 매력을 십분 드러내며 분위기를 잘 리드했다. 끼를 부리는 수준 직전까지 가는 그녀의 명랑 발랄 상쾌함에 웬만한 남자들은 넘어가기 마련. 남자 103호는 운도 따라주었다. 운 좋은 ‘놈’을 이기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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