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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 고등학교 교사 “교사 방학 없애주세요”
- 청와대 국민청원 교사 방학 둘러싼 찬반 논란 확산
- ‘교사 방학 무노동 무임금’ 지적에 반발해 청원
- ‘스승의날 폐지 청원’에 이어 이중 잣대 없애달라 하소연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각급 학교의 여름 방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 고등학교 교사가 “교사 방학을 없애달라”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주목된다. 방학 때문에 교사가 ‘무노동 무임금’의 적폐 세력으로 몰리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표시한 것이다.

자신을 고등학교 교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 22일 ‘교사 방학 폐지해 주세요’ 제목의 청원과 함께 교사의 휴식권 보장, 근로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 5월 ‘스승의날 폐지 청원’ 이후 다시금 사회적 적폐 세력으로 몰리는 것에 대한 현직 교사가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어가면서 교사의 방학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하소연을 담고 있다.

게시글 곳곳에서 최근 교사의 방학을 ‘불로소득’이라고 지적하는 사회의 비판적인 시선에 대한 불편함이 묻어난다.

그는 “교사들이 방학 중에 업무가 없다고 교육계 외 사람들은 생각하는데 일일이 대꾸하기도 귀찮다”면서, “쉬고 싶을때 그냥 연가 쓰고 쉴게요. 그리고 교제 연구는 대학교때 배운 걸로 끝낼게요”라고 말했다.

교사들이 교원휴가예규 등에 따라 학기 중에 연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방학 기간 동안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해 학습 방법 등을 연구하는 등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다른 청원에 대한 서운함이다.

교사는 이어 “(교육공무원법) 41조도 없대달라”며, “교사가 41조 연수 쓰고 논다? 진짜 놀고 싶네요. 연가쓰면서요”라고 언급했다. 교사들이 방학을 맞아 근무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게 한 교육공무원법 제 41조를 교사들이 악용해 가족 해외 여행을 가고 있다는 국민청원에 대한 억울함의 표시로 이해된다.

이 같은 방학 폐지 청원과 함께 그는 “이 참에 교사를 바라보는 이중적 잣대를 없애고 노동자로서, 현실적인 임금과 근로복지를 바란다”며, 점심 휴게시간 보장과 출퇴근시간 준수, 연가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점심 좀 맘 편하게 먹읍시다”라며, “점심을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으로 인정해 주세요”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이 밥 먹다 싸우는 것에 참여해야 하는 등 편안한 휴게시간이 보장되고 있지 않은 현실을 알아달라는 얘기다.

그는 또 “출퇴근 시간 못 박아주세요. 퇴근 이후 모든 연락은 업무로 처리해 주세요”라고 요구하며, 편한직업으로 오해받으며 놀고먹는 교사로 몰리는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교사라는 직업이 자랑스럽지는 않아도 부끄럽지는 않았는데, 진정 부끄럽다”면서 “저는 적폐가 아니라 아직도 이 나라, 대한민국의 교육발전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무명의 교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청원에 대해 하루 100명 이상의 청원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 중에는 “동의합니다. 현직 교사로서 대단한 용기이십니다.”, “글쓴이 마음 진심 이해간다”는 내용도 있지만, 교사들의 방학을 불로소득이라며 방학 때에도 정상 출근해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교육공무원 <41조 연수> 폐지를 청원합니다’는 국민청원은 동참 인원만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청원은 교사가 방학이라 쉬지 않고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돌리거나 학생 상담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면 학기 중에 바쁠 이유가 없으며, 교사들이 41조에 따른 자기개발과 수업준비보다는 연수라는 명분으로 개인적인 업무에 사용한다 비판하고 있다.

교사의 방학 생활을 둘러싼 논란이 많지만, 교육부는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이유로 교사들이 방학 중 근무에 대해 구체적인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 연가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집합연수나 자가연수를 몇시간이나 실시하는지 등에 대해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들이 41조에 따라 연수 계획은 내지만 보고서를 내는 형태는 아니다”며, “교사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연가나 연수 시간에 대한 통계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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