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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매도 ETN’ 한투證 독점 끝나나
횡보장 대안 투자자들 관심
거래소 ‘시장 확대’에 방점
他증권사들 상품 발행 검토


8000억원이 넘는 발행 규모로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시장 내에서 가장 몸집이 커진 ‘코스피 양매도 ETN’에 대형 증권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스피가 일정 구간 내에서 오르고 내릴 때 수익이 극대화하는 이 상품은 1년여 전부터 한국투자증권의 독점 영역이었다. 그러나 상품 개발의 독창성을 인정해 후발주자의 진입이 제한되던 기한이 지났고, 특히 국내 증시가 고점에서 내려와 횡보장을 이어가고 있는 최근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대형증권사들도 양매도 상품을 출시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5월 발행한 ‘TRUE 코스피 양매도 ETN’의 지표가치총액은 842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상장된 ETN 194개 종목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시장 전체 지표가치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15%에 달한다. 발행 초기에는 시장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4분기들어 지수 상승 흐름이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 상품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높아졌다. KEB하나은행이 이 상품을 편입한 신탁을 적극 판매하면서 발행량이 급증했는데, 최근에는 우리은행까지 가세했다.

TRUE코스피양매도ETN은 코스피200 지수가 일정 범위 내에서 횡보하는 경우 수익이 극대화되는 상품이다. 매월 옵션 만기일에 콜옵션과 풋옵션을 매도하고, 다음 옵션 만기일까지 코스피200지수가 ±5% 이내에 있으면 옵션 프리미엄을 확보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쉽게 말해, 한 달 뒤 지수가 지금보다 5% 이상 빠지거나 오르지 않았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역동성을 잃어버린 만큼, 횡보장에서도 수익을 내기 위한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고, 증권사도 이에 호응하는 추세”라며 “약 1년 만에 6000억원 이상 판매된 한국투자증권의 양매도 ETN이 대표적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양매도 ETN 전략이 적용된 상품이 하나뿐이었던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코스피 양매도 전략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특정 증권사가 기존에 없던 독창적인 지수 개발에 참여하고 이 지수를 이용해 ETN을 발행한 경우, 이 지수와 동일한 지수를 이용하려는 다른 증권사의 ETN 상장은 3개월간 제한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기간이 지난 후에도 양매도 ETN 상장을 준비하던 다른 증권사 및 거래소에 ‘코스피 양매도지수’에 대한 독점적 사용 권리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거래소는 후발 증권사들의 양매도 전략 상장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거래소 관계자는 “독창적 상품에 대한 권리보호 기간이 지난 만큼, 지금은 양매도 전략을 사용한 또 다른 ETN의 상장이 가능하다”며 “많은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이 양매도 ETN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매도 전략 ETN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요인은 세금 측면의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ETN 상품은 주식을 매도할 때 내는 0.3%의 증권거래세가 면제된다. 국내주식형 ETN과 달리 배당소득세(15.4%)는 납부해야 하지만, 기초지수 변동에 따른 평가가격 변동분은 비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과표대상 소득 자체는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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