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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상 바닥 57도...박원순시장 에어컨 없이 옥탑방살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달간 생활할 삼양동 옥탑방. [사진=연합뉴스]
-9평 크기에 방2개…주민들 “의지는 좋은데…” 건강걱정
-“강남북 격차 중점 고민…제대로 된 민생정책 내놓을 것”

[헤럴드경제=이슈섹션] 30년 만의 폭염이 절정에 치달은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북 한달살이’가 시작됐다.

번듯하고 편한 관사를 놔두고 박 시장이 별도로 살림을 차린 곳은 구릉지, 낡은 주택가인 강북구 삼양동의 한 단독주택 옥탑방이다.

솔샘역 언덕길 중간에 위치한 방 2개짜리 9평(30.24㎡) 규모다. 오르막 골목길을 50m 올라오면 만나는 짙은 청록색 대문 집이다.

에어컨도 없다. 대신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평상이 옥탑방 문 앞에 놓여 있다. 동네 주민이 남은 건축 자재로 만들어 줬다고 한다.

박 시장은 이날 저녁부터 내달 18일까지 이곳에서 살면서 시청으로 출퇴근한다. 시민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시정을 하겠다는 박 시장의 공약 이행 의지다.

박 시장은 오후 5시 부인 강난희 여사와 함께 간단한 가재도구를 챙겨 이곳으로 이사왔다.

30여분 간 짐 정리 후 박 시장 부부가 옥탑방 평상에 앉아 기자들과 마주했다.

더위 속에 박 시장이 옥탑방 살이를 하게 된 것이 걱정되지 않냐는 질문에 강 여사는 “평소 땀을 많이 안 흘리는데 오늘은 많이 흘리네요”라며 걱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삼양동 주민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 시장은 “새내기 주민이 됐는데, 주민들이 너무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내일은 친해져야 하니 주민들께 인사드리고, 관공서 인사 드리는 일정이 많이 잡혀 있다. 모레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절박한 민생의 어려움을 느끼고 강남북 격차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한달간 제가 말하기보다 주민들에게 듣는 시간을 가질 테니, 시장 아니고 이웃 주민으로 대해주시고 언제든지, 무엇이든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 제겐 너무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간담회 도중 옥탑방을 내려가 대문 밖에서 기다리던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주민 10여 명과 함께 다시 옥탑방으로 올라와 간담회를 이어갔다. 주민들은 “우리 동네 오신 걸 축하드립니다”라며 박수를 쳤다. 간담회 도중에는 인근 가게 주인이 수박을 들고 와 다 같이 나눠먹었다.

이에 박시장은 “옥탑방이니까 더울 것 같습니다. 저야 낮에는 일하러 가니까 주민들은 진짜 힘드실 것 같네요. 강북이 더 뜨거운 것 같아요”라고 얘기하자 한 주민은“우리 옥상 바닥 온도 쟀더니 57도, 58도였습니다”라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사실은 저도 중학교 졸업하고 서울에 왔는데 고등학교 시험에 떨어져서 재수하면서 처음 산 집이 신길동 언덕에 있는 집이었다”며 “버스표 한 장에 7원 하던 시절인데 시내 나오려면 새벽 버스 타고 나와서 하루종일 공부하고 들어가고 했다. 그런 생활을 해서 (이곳 옥탑방이) 아주 낯설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박 시장은 한달간 삼양동에 살면서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혀왔다. 그러기위해서 민생 문제, 강남북 격차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강조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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