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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환자복 입고 ‘무전취주’한 알콜중독자…병원은 ‘나몰라라’
-편의점 3곳 번갈아가며 술 훔쳐
-병원 측 “발생 사실도 확인 못해”


[헤럴드경제=박이담 수습기자]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시립병원에서 알콜중독 치료를 받던 남성이 편의점에서 술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기간 수차례에 걸쳐 인근 편의점들을 돌며 술을 훔친 혐의(절도)로 50대 남성 김모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15, 16일 자신이 치료받고 있던 병원 인근의 편의점들을 돌며 술을 몰래 마시고 도망치거나 절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종업원이 카운터에 없을 때를 노려 몰래 술을 훔치려는 치밀함도 보였다.

김 씨의 행각은 그를 수상히 여긴 편의점 종업원의 신고로 발각됐다. 김 씨가 수차례 주류코너에 머물다 퇴장하는 모습을 수상히 여겨 술창고에서 적재된 술을 확인하려는데, 김 씨가 들이닥쳐 술을 훔치려 시도했다. 김 씨는 곧바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인근 편의점주들은 입을 모아 김 씨의 행각을 비판했다. 편의점주 A 씨는 “김 씨가 종업원의 눈을 피해 바닥에 앉아 술을 마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주 B 씨도 “(김 씨가) 대낮에 다짜고짜 들어와 술병을 열어 마셔 종업원과 다툼이 있었다”고 했다.

이 병원 인근의 편의점들은 알콜의존증 환자 문제로 최근 몸살을 앓고 있다. 저렴한 병원비 탓에 알콜의존증을 치료하려는 환자들의 방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노숙자들의 치료도 많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병원에서) 알콜의존증 치료중인 환자 상당수는 노숙자들”이라며 “연고가 있는 경우가 없을 경우 애를 먹는다”고 털어놨다.

인근 편의점주 C 씨는 “무작정 술을 꺼내먹거나 환자복 주머니에 술을 훔쳐가는 알콜의존증 환자가 많다”며 “여름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사실 확인에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병원 관계자는 “(김 씨의 절도는)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관리규정은) 내부 상황 파악이 있어야만 공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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