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부인이 남편보다 연봉 더 많으면 부부 모두 숨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봉 4만달러 여성 “3만9400달러 번다”고 말해
‘남성이 여성보다 더 벌어야’…사회적 통념 여전
NYT “고정된 성역할·삶의 방식 안 바뀌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부인이 남편보다 더 많은 돈을 벌면 부부 모두 이 사실을 숨기려고 한다는 점이 미국 통계에서 드러났다.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더 버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회적 통념이 똬리를 튼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BC 방송은 미국 통계국이 수입에 대한 설문조사와 국세청 세금신고서에 기재된 내용을 비교한 보고서를 인용, 남편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부인들은 실제 버는 돈보다 평균 1.5% 적게 번다는 답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들의 남편은 실제 버는 돈보다 2.9% 부풀린 금액을 소득으로 보고했다.

아내와 남편의 연봉이 각각 4만달러, 3만달러인 경우 통계국에 3만9400달러, 3만870달러를 번다고 말하는 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마르타 머리 클로즈와 미스티 헤그니스는 이를 통해 남성이 돈을 더 버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는 사회적 통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응답자가 숫자를 꾸며낸 것이 무의식적이든 아니든 이런 통념이 답변에 영향을 줬다고 해석한 것이다.

헤그니스는 ABC 방송에 “이는 남편과 아내가 함께한 일이며, 어떤 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었다”라며 “남성은 (소득을) 올리고 여성은 내린다”고 말했다. 미시간 대학의 공공정책 교수인 베시 스티븐슨은 마켓워치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여성이 남편보다 많은 돈을 버는지 알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주변에는 사회적 긴장이 있고 이는 통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NYT는 고정된 성역할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얼마나 천천히 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부부는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는 1980년대보다 18%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일반인 71%는 남성이 좋은 남편이 되려면 경제적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약 30%만 여성도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토니 반 펠트 전미여성기구(NOW) 회장은 ABC방송에 “여성들이 먼저 한발 앞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성들은 육체·정신적으로 건강하면서 가족들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누구인지 규정하고 벌어들이는 것에 대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