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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나와라”…삼성 5G 장비 도전장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3일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3.5㎓대역 핵심통신장비 공개
화웨이 공세 거세지자 반격
내년 3월 5G 첫 상용화 앞두고
이통사, 복잡해진 막판 셈법 고민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제품으로 우리 시장에 적기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김영기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5G 장비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3.5㎓ 대역도 누구보다 잘 할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비선택에서)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어느 회사를 믿을 수 있느냐다”며 ‘신뢰’가 중요함을 한껏 부각시켰다.

이는 보안문제가 취약점으로 지적받는 화웨이를 정조준한 발언으로, 그동안 3.5㎓ 대역에서 화웨이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받던 삼성의 반격으로 해석된다.

‘화웨이 쓰나미’에 맞선 삼성의 공세로 장비업체들의 신경전은 정부와 국회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16일 통신업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이동통신3사 최고경영자(CEO)와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간담회를 갖고 5G 상용화 준비 상황과 계획 등을 점검한다.

이 자리에서는 ‘뜨거운 감자’인 화웨이 5G 장비 도입 여부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보안 논란이 있는 화웨이 장비에 대한 정부, 혹은 제3기관의 보안검증 요청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장비는 통상 복수의 장비사를 선정한다.

LTE에서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를, LG유플러스는 여기에 화웨이 장비까지 사용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018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현장에서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겠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관심은 SK텔레콤과 KT의 결정이다. 기술력과 가격이 중요하지만 보안 문제도 중요한 요소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해도 결국 중국 기업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는 싸늘한 여론도 부담이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5G 장비 선정시 국익관점에서 보안성과 산업생태계 구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에서 5G는 중대역인 3.5㎓ 대역과 초고주파 28㎓ 대역에서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 중 5G 서비스의 핵심이 될 전국망은 3.5㎓ 대역에서 구축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28㎓에, 화웨이는 3.5㎓ 장비 개발에 집중해왔다. 업계에서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비해 기술력이 최소 1분기 가량 앞서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여기에 화웨이의 장비 가격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20~3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가 좋다는 의미다.

최근 화웨이는 한국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화웨이는 MWC상하이에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과거 수십년간 글로벌 이통사에 장비를 공급해왔지만 보안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내 장비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40%, 화웨이가 10%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장비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29%로 1위, 삼성전자는 4%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 글로벌에서 20%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현재 통신사들은 장비사들과 함께 성능테스트(BMT)를 진행 중이다. 7~8월 장비 테스트 후 9~10월경 장비 도입사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투자결정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삼성의 3.5㎓ 대역 장비공개로 막판 셈법이 복잡해졌다”며 “화웨이를 검토하다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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