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 캠프 직원 증인신문…“헤어진 대상이 안희정인 줄은 몰랐다” -“대선 캠프 분위기 활기차고 자유로웠다” 밝혀
[헤럴드경제=정세희ㆍ박이담 수습기자]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로 일했던 김지은 씨가 안 전지사와 지난해 스위스 출장 직후 친한 동료에게 ‘이별해서 슬프다’는 문자를 보냈다는 진술이 나왔다. 김 씨가 수행비서를 그만 두게 되면서 큰 실망감을 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13일 서울 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 5차 공판에는 안 전지사 측근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오전 공판에는 고소인인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와 함께 안 전 지사 경선캠프에서 일했던 성 모 씨가 참석했다. 오후엔 안 전지사의 배우자 민 모씨, 충남도청 공무원 김모 씨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오전 10시께 가장 먼저 증인 신문을 받은 성 씨는 안 전 지사 대선 경선 캠프 당시 기획팀과 청년팀에서 근무했고 김지은 씨와 연락을 자주 주고 받는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 씨는 김 씨가 안 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 심경에 대해 “존경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참담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씨의 언론 인터뷰을 살펴보면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성 씨는 “가장 이상한 건 ‘피고인은 하늘이었고 자기는 거역할 수 없었다’라고 표현한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김 씨가) 하늘이란 말을 잘 썼는데 이는 안 전지사를 절대권력임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지탱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쓴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씨가 수행비서라는 자리가 안 전지사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위치였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성 씨는 “김 씨가 수행비서는 ‘예스’란 말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본인이 평소 말하는 사명감과 다르다. 수행비서는 마지막 호위무사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성 씨는 또 김 씨가 안 전지사와의 스위스 출장 이후 ‘슬프다’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그는 “김 씨로부터 ‘오빠 몰라요. 헤어졌어요. 슬퍼서 세상 사는 게 다 슬퍼요. 같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근데 연락 못해요 이제’라는 카카오톡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와 연애 하는지 등 디테일한 연애사는 말하는 편이 아니라 그냥 넘겼다. 그 대상이 안 전지사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수행비서 자리를 그만 두게 된 다음 실망감을 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성 씨는 김 씨로부터 “전 다른 건 안보이고 지사님 편하게 하고 싶은데. 저 이용당하다 버려질 것 같아요. 지사님 말고는 아무도 절 위로하지 못하는것 같아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성 씨는 “김 씨가 수행비서에서 다른 보직으로 바뀌는 소식을 듣고 자기는 더 하고 싶은데 다른 보직으로 간다고 해서 보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 씨는 캠프 분위기에 대해 활기찬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캠프 중 규모가 가장 작아 80명 내외였다”며 “작아서 상당히 결속력 있고 젊은 캠프였다. 활기차고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안 전지사의 아내인 민 씨도 증인으로 참석해 처음으로 입을 연다.
안 전 지사 경선캠프 자원봉사자 구모 씨는 지난 9일 제3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민 씨가 “민 여사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이상해서 내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바꾸자고 했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