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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주 증가 조선업, 주가도 회복할까

- 상반기 국내 조선사 중국 제치고 수주 1위
- 중국 구조조정에 수주량 한국으로 몰려
- “수주가 실적으로 인식되는 시간차 고려해야” 조언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저가 수주 경쟁과 저유가로 불황을 겪었던 조선업이 글로벌 구조조정에 힘입어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조선산업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팽배하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반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수주량이 늘어나는 만큼 3분기에는 주가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과 ‘수주실적이 매출에 반영되는 시간차이를 고려해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들은 지난 5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분기 이후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24% 하락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주가도 각각 16%, 5% 내린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8월부터 해양사업부의 작업장이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고 삼성중공업은 2014년 수주한 7000억원 규모의 드릴십 인도가 연기되면서 주가가 출렁였다.

그러나 최근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조선사가 전세계 선박 발주량 1234만CGT(441척) 중 40%인 496만CGT(115척)을 수주해 중국 조선사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중국의 수주량은 전체 36%인 439만CGT(203척)으로 2위에 머물렀다. CGT는 선박의 단순 무게에 선종별, 작업 난이도를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다.

한국 조선업계가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한 것은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저가 수주에 매달렸던 중국 조선업계가 구조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270여개에 달하는 중국 조선소가 인도 실적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그 수가 100여개로 줄어드는 등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국내 조선소도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었다. 3대 업체 외에는 현대미포조선과 한진중공업 정도만 남은 상태. 대신 살아남은 업체들에 수주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양 연구원은 “2017년 글로벌 경제가 회복하면서 물동량이 전년 대비 4.1% 성장했고 2018년에도 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0~2022년 필요한 선박인도량이 4700만CGT에 달하는 만큼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벌크선, 탱커, 컨데이너선, 가스선 등 4대 선종을 건조하는 조선사가 2015년 433곳에서 2018년 57곳으로 줄어든 만큼 구조조정을 견딘 조선사에 일감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6월 누적 수주액은 29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2%가량 늘어났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신조선가 지수도 2016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6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오른 128포인트로 집계됐다. 신조선가 지수는 내년까지 14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늘어나는 수주량이 바로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만큼 주가 상승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곽지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인식되는 매출 및 영업이익은 2014년 4분기부터 2016년 1분기에 걸친 수주량을 반영하고 있는데 당시 신조선가는 하락 추세였고 중국 후판가격은 상승세였기 때문에 향후 실적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적 부진이 끝나는 시점은 올 4분기에서 내년 2분기 사이로 수주 상황과 향후 모멘텀을 살펴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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