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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기획-작은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영화 상영중인데 휴대전화 켜고 두리번…극장가 ‘관크족’의 습격
영화관 상영기가 켜진 뒤 극장에 들어오는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정숙’ 요하는 극장인데…에티켓은 후진적
-지각ㆍ화장실 민폐족…휴대전화 사용도 여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직장인 김형진(31) 씨는 최근 영화 ‘앤트맨 앤 와프스’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았다가 상영관에 늦게 들어온 ‘지각생’들 탓에 눈살을 찌푸렸다.

주로 혼자 영화를 봐서 좌석 맨끝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는데, 이날은 늦게온 고객들이 ‘실례한다’면서 그의 앞으로 수차례 지나간 것이다. 옆자리에서는 늦게 들어온 쪽과 비어있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쪽 간에 실랑이가 붙기도 했다. “왜 내자리에 앉았냐”는 불만과 “그러게 왜 늦게 왔냐”는 반발이 오가느라 소란이 이어졌다.

영화 앞부분을 놓친 김 씨는 영화를 보는 내내 쉽게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이에 김 씨는 “너무 늦게 들어온 관객은 가장자리 자리에 앉아줬으면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정숙’이 크게 요구되는 장소인 극장에서는 에티켓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도 영화 관람에는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영화관 민폐족을 지칭하는 ‘관크(관객크리티컬)’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지각 관람객 일부는 영화가 상영중인 것에 아랑곳 않고 휴대전화 불빛으로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자신의 자리를 찾기도 한다.

가장 큰 피해자들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가장자리 자리에 앉은 관람객들이다. 다른 관객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가장자리 관람객에게는 방해요인이 된다.

취업준비생 윤모(29) 씨는 영화 도중 화장실을 가는 관람객들의 행동도 지적했다. 그는 “생리현상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나가지않고 많은 사람들이 소음을 내면서도 당당하게 왔다갔다 한다”고 하소연했다.

휴대전화 사용도 문제다. 직장인 정모(28ㆍ여) 씨는 “아무리 휴대전화 화면을 어둡게 설정해도 어두운 극장에서는 거슬리게 마련”이라면서 “문자를 쓸 때 나는 진동도 거슬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유영지(37ㆍ여) 씨는 “기침은 생리현상인 것을 알지만 영화 감상 흐름을 끊기 때문에 짜증을 유발한다”며 “옆사람에게 영화내용을 묻거나 추임새를 넣는 것도 보기 좋지 않다”고 불평했다.

영화 엔딩크레딧이 끝나기도 전에 극장을 나가는 문화도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용음악을 전공한 장모(29) 씨는 “영화엔딩 음악을 듣기 위해 끝까지 극장에 남아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루루 나가버리는 통에 집중이 잘 안된다”면서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기 전까지 극장에 남아 있는 것이 예의라고 들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가져온 음식물 쓰레기는 직접 가지고 나가야 한다는 에티켓은 오래전부터 지적됐지만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는다. 남겨두고 간 음식은 영화관 종업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한 극장 관계자는 “다음 상영을 준비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게 하는게 남은 음식물 정리”라며 “음료라도 치우다 흘릴 경우에는 더욱 손이 많이간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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