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누가 뭐래도…한국당은 美·北
“북한은 남침…미국은 혈맹” 주장
민주·범야권은 모두 北美로 표현


여야 4당중 공식적으로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를 언급할 때 ‘북미(北美)’대신, ‘미북(美北)’이라는 표현을 쓰는 당은 자유한국당 뿐이다. 범진보로 분류되는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물론 범보수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도 공식적으로는 미북이라는 단어 대신 북미라는 표현을 쓴다.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방문을 언급하며 “북미(北美) 양측 입장차가 분명하다는 점만 새삼 확인한 회담”이라고 말했다가, 이후 발언에서는 북미를 미북으로 고쳐 말한다.

한국당 지도부의 북미, 미북 고쳐쓰기는 사실 처음이 아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 지난달 12일 선대위회의에서 “북미 회담, 아니 미북회담이 진행중에에 있다”고 말했다.

미북이라는 단어를 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에서 내는 공식 논평은 모두 미북으로 표기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당이 북미대신 미북이라는 표현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상반기 국회에서 외교통상부 한국당 간사를 지냈고, 현재 한국당 수석대변인으로 있는 윤영석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를 ‘국가’와 ‘민족’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모두 국가가 우선된다. 러시아 연방에서도 국가를 주장한다”며 “북한은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남침을 한 집단이다. 반면 미국은 혈맹이다”며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북미’라는 표현보다 ‘미북’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쓴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과 함께 묶이는 범야권, 혹은 범보수로 바른미래당은 공식적인 논평에서는 모두 북미라는 표현을 쓴다. 안철수 전 대표도 손학규 전 대표도 박주선 전 대표도 북미라는 표현을 쓴다. 다만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미북이라는 말을 고집한다.

미북과 북미 표현은 정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 등 보수정권에서는 북미라는 표현보다는 미북이라는 표현을 써 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북미라는 표현을 쓴다. 청와대는 지난 3월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공식 명칭은 ‘북미정상회담’이라는 공지글을 기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정부 내에서도 부처간 성격에 따라 호칭이 다르다. 외교부는 미북, 통일부는 북미라고 쓰는 식이다. 지난 3월 청와대가 북미로 정리한 뒤 부처내에서는 북미라는 표현으로 통일해 쓰고 있다.

국가의 표기 순서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는 풀이도 있다. 과거에는 미ㆍ일ㆍ중ㆍ러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제는 미ㆍ중ㆍ일ㆍ러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이다. 북미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통화에서 이와 관련 “주변 4강을 쓸 때 순서도 변해왔다”며 “북미라는 표현은 쓰는 사람의 가치관이 담겨있지 않지만 미북관계라는 표현은 쓰는 사람의 가치관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