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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美수출에 치명타…中은 대두가 ‘최대 약점’”
중국 산둥성 취푸의 공장에서 미국산 대두로 만든 콩기름 제품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두 고율관세, 美농가보다 中에 더 충격
WSJ, “수입관세인상은 수출업을 패자로”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이 보복 대상으로 선택한 대두(콩)가 미국을 상대로한 무역 전면전에서 중국의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최대 ‘약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미국의 관세카드가 오히려 자국의 수출기업에 치명적인 자충수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중국산 관세 부과에 맞서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의 대두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관세를 높이면 미국 농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지난해 미국 대두 농가는 수확량의 3분의 1을 중국에 수출했다. 액수로는 약 140억달러(약 15조5554억원). 중국의 미국산 수입물품 가운데 보잉 여객기 다음으로 액수가 크다. 중국농업과학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관세 조치로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이 50%가량 감소하고 중국의 대두 수입가격도 5.9%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미국의 대두 농가가 당장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대두가 중국의 대미 무역전쟁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줄이기 위해 자국 농가에 대두 수입을 늘리라고 압박하는 한편 개량 종자와 보조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대두가 심자마자 나는 것도 아니고, 미국처럼 기계 농사가 자리 잡지 않은 중국에서 대규모 수확으로 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중국의 대두 소비의 90%(1억t 이상)는 수입산이 충당했다. 수입 대두는 중국에서 주로 가축 사료나 식용유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중국 세관 당국은 가축 사료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대두 외의 다른 농산물에 대한 검역까지 취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이 대두 자급자족을 하려면 최소 4분의 1의 밭에 대두를 심어야 가능하다. 여기에다 중국인들의 수입 농산품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농산품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최대 약점이 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NYT는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대두 농가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브라질 등 다른 대두 수입국에 관세 혜택을 줄 수도 있고, 러시아 등지에서 대두를 위탁 생산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러시아대두협회는 중국 기업과의 합작에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이 자국의 수출기업을 위해 수입 관세를 인상했을 때 가장 큰 패자는 미국의 수출업자가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WSJ는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인용해 수입관세 인상은 수출관세 인상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의 대두 농가는 가격 폭락을 우려하고 있고,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드슨은 생산기지를 미국에서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밝혔다.

WSJ는 “기존의 무역전쟁 경험과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통해 수출과 수입은 동반 상승 또는 동반 하락한다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미국이 무역 파트너의 수입을 줄이면 해당 국가의 경제와 통화 약세로 이어지고 결국 미국으로부터 수입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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