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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보니-가상현실 게임방]설원 누비는 스키 스피드 고스란히…진짜같은 아찔함에 여기저기 비명
기자가 스키 VR게임을 체험하는 모습이 여간 우스꽝스럽지 않다.

고소공포체험·스키 현실감 ’최강‘
어린이 이용 등 안전문제 주의해야


“아악! 꺄악!”

기자가 친구와 함께 방문한 가상현실(VR) 게임방의 첫 만남은 비명으로 시작됐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VR 게임방을 방문하기 위해 입구가 있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선, 이용객의 비명 소리가 먼저 우리를 맞았다. “에이, 무슨 비명까지야. 엄살이 심하네”라고 코웃음을 쳤던 우리는 정확히 한 시간 뒤, 목이 쉰 채로 지상으로 올라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함은 과장이 아니다. 직접 체험한 VR게임의 생생함은 그동안 기사로만 쓰던 예상, 그 이상이었다.

기자가 방문한 VR게임방은 1시간에 1인당 1만원의 비용을 내면 칸막이로 분리된 하나의 공간을 빌려 원하는 게임을 골라 즐길 수 있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종류가 다른 VR 게임을 각각 배치하고 방문객이 돌아다니며 게임을 골라하는 VR 게임방도 많다.

고층 건물서 ‘아찔한’ 추락 느낌이 그대로= 첫 번째로 도전한 게임은 가장 궁금했던 ‘고소공포 체험’ 게임이었다.

헤드셋을 쓰고 컨트롤러를 양 손에 쥐면 눈 앞에 엘리베이터가 나타난다.

맨 꼭대기 층에 도착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낭떠러지를 연상케하는 아찔한 높이에 한 뼘이 채 안되는 너비의 나무 다리가 놓여있었다.

다리 끝에 아슬 아슬하게 올려진 케익 한판을 집어오면 되는 게임이다.

‘여기는 평지다, 여기는 평지다’ 머리 속으로는 분명히 알지만 눈 앞의 상황은 현기증이 날 만큼 아찔했다. 6㎝굽의 신발까지 신고 있었던 탓에 중심 잡기가 더욱 어려워 다리가 후들거렸다.

위태로운 걸음을 옮기다 장난으로 친구가 몸을 ‘툭’ 밀치는 순간, 건물 아래로 그대로 추락했다.

“꺅” 5초가 채 안 되는 순간이지만 100층이 넘는 건물 아래에서 추락하는 느낌이 온 몸에 그대로 전달됐다.

현기증에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겨우 몸을 일으켜 헤드셋을 벗었다. 하마터면 친구에게 심한 욕설이 나올 뻔 했다.

스포츠 게임 ‘VR게임’ 최적화= 개인적으로 VR게임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게임은 스포츠 게임이었다.

기자가 방문한 VR게임방에는 ‘스키’종목이 준비돼 있었는데, 스키장 설원을 누비는 스피드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양 손에 컨트롤러가 스키폴의 역할을 한다. 컨트롤러를 쥐는 순간, 실제 스키를 타듯 중심을 잡기 위해 몸이 저절로 숙여졌다.

왼쪽, 오른쪽으로 폴을 저어가며 설원을 누볐다.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에선 실제 스키 선수처럼 팔을 뒤로 쭉 뻗어 하늘을 나는 것 같은 느낌마저 연출되기도 했다. 단언컨데, 실제 스키를 타는 것 처럼, 그 이상으로 현장감이 느껴졌다.

VR게임방 직원은 “이용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게임”이라며 귀띔했다.

엉거주춤한 자세와 우스운 모양새가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멀미, 현기증…안전 주의는 ‘필수’= 현실감 만큼이나 안전 문제에도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실제 기자가 고소공포증 체험 게임을 이용할 때는 땅에 추락하는 순간, 현기증과 함께 다리가 풀려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기도 했다. 실제 이 게임은 부상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또 헤드셋을 쓰고 움직이는 만큼 기계나 벽에 부딪혀 충돌 사고가 발생할 여지도 많아 보였다.

특히 어린이들이 이용하기에는 위험할 수 있어 보호자나 동행인의 주의가 꼭 필요하다.

박세정 기자/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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