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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토정상회의 앞두고 다시 긴장...트럼프, ‘무역전쟁-방위비분담 ‘담판’ 하나
트럼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방위비 분담 요구 본격화
6월 서한 보내 최종 통보
미-러 밀착, 유럽 정상들 불안 고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앙겔라, 당신은 나에게 1조달러 빚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첫 만남에서 한 말이다.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적게 내고 있다며 증액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토 정상회의가 오는 11~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예정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을 포함한 주요 회원국 정상들에게 방위비 분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무역분쟁, 러시아문제 등을 놓고도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국가들이 날 선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달 캐나다 퀘백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파국 우려도 나온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작정하고 방위비 증액문제를 이슈로 꺼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언론도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원국들에 미국은 세계의 ‘돼지 저금통’이 될 수 없다며 안보와 무역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메르켈 총리 뿐만 아니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등에게 관련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내용은 나토 방위비 분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데 대해 비난하고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해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년 반의 시간을 줬으니 이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겠다는 ‘최종 통보’로 여겨지고 있다.

나토협약은 회원국들에게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비용을 국방예산으로 편성해 공동방위 의무를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28개 회원국들 중 이를 지키는 국가는 미국과 영국, 그리스, 폴란드 등 일부에 불과하다.

나토 회원국들 간 방위비 부담 불균형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때도 회원국들에게 방위비 부담액을 늘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 회원국 정상들에게 편지를 보내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의 시작을 알린 지난 5일 몬태나주 유세에서도 “나토에게 할 말이 있다. 당신들은 본인 영수증에 대한 지불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무역에서도 다른 일에서도 미국의 이득을 보고 있다. 미국은 모든 것을 돌볼 수 없다”며 방위비와 무역 불균형을 거론한 바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밀착도 유럽 국가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나토 회담 직후에 예정돼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예측 불가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볼 때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방위비 증액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미국과 유럽의 오랜 방위 협력관계가 깨지고 나토의 가장 큰 적인 러시아에게 양보하는 일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는 주독 미군과 폴란드에 배치된 전투부대가 자칫 병력 감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독 미군은 러시아의 유럽 침략을 막는 주력 방위군 역할을 해왔다.

무역 문제도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주요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를 놓고 유럽연합(EU)이 중국 만큼이나 나쁘게 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에 이어 EU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보복관세 방침에 맞서 맞불로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관가에서는 이번 브뤼셀 정상회의에서도 미국과 유럽의 불협화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대세다.

hanira@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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