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젠 회장［로이터연합뉴스］

日 산케이 “사망 당시 상황 잘 안 알려져”
하이항, 부채 중국 고위급과 정경유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중국 하이난항공(海航·HNA)그룹의 창업주 왕젠(王健·57) 회장의 사망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왕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관광지 보니우를 둘러보던 중 난간에 올라가 사진을 찍으려다가 15ｍ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왕 회장이 난간 위로 뛰어 올라간 뒤 아래의 경치를 보던 중 갑자기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는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하지만 왕 회장의 실족사에 대해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HNA이 발표한 성명에 (정확한 사인 발표가 안 났음에도)‘왕젠 실족사고’라고 쓴 것과 사망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일본아사히신문도 HNA가 밝힌 성명에는 실족 당시의 상세한 정황이 나오지 않았고, 프랑스 경찰이 사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자살 등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상황에서 실족사라고 단정지었다고 지적했다.

일본니혼게이자이신문은 “회사 고위급의 갑작스런 사망은 하이항의 감원, 부채축소, 구조조정 등에 불리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왕젠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이 중국의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젠 회장은 1995년 출범한 HNA그룹 창업자 가운데 한 명이다. 독일 은행의 주식 일부를 8억 달러에 매수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급성장했다. 호텔체인 힐튼 월드와이드 65억달러, 미국 금융 서비스 그룹 CIT의 항공기 리스 부문 40억달러 등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해 총자산이 1780억달러로 불어났다

하지만 이 같은 배경에 중국 권력층과의 유착이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의 핵심 인사인 왕치산 국가부주석 일가의 부정축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그룹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 1000억달러가 넘는 거액의 부채를 안으면서 최근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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