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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일자리 느는데 월급봉투는 얄팍”
OECD 연례보고서 인용
세계 평균 임금상승률 1.2%
금융위기 이전보다도 낮아

‘슈퍼스타’ 기술기업 독식구조
저숙련 노동자 임금 더욱 정체

전 세계적으로 고용은 증가하고 있지만, 근로자들의 월급 봉투는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CNBC와 CNN머니 등 외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기업의 고용은 활발하지만, 임금 상승률은 ‘전례없는 침체’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OECD는 선진국의 고용률이 2017년 말 기준으로 평균 62%를 기록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임금 상승 정도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오히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OECD 회원국의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임금상승률은 평균 1.2%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2.2% 수준보다 크게 낮아졌다. 보고서는 특히 임금 상승이 정체되면서 저소득자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고용 증가와 맞물려 경제는 성장하는데 임금은 상승하지 않는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경제의 구조 자체가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생산성 향상과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평균 임금 상승률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OECD는 소위 ‘슈퍼스타’ 기술 기업들의 혁신으로 저숙련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술 발전으로 ‘승자가 독식’하는 현상이 강화돼 임금 상승과 생산성 증가가 탈동조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기술 집약적인 구조로 운영되는 주요 기술 기업들의 생산성과 현금유동성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저숙련 노동자들에게 분배되지는 않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OECD는 “지난해 4분기 기준 OECD 국가 중 캐나다와 프랑스만이 평균 이상의 임금상승률을 기록했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호주 등은 근로 소득이 오히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무역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욱 높아지는 환경에서 기업들이 혁신을 위한 투자에 미온적인 것도 임금 상승률이 낮아지는 또 다른 이유로 꼽혔다. 기업이 혁신하지 않으면 생산성을 높이기 어렵고, 결국 이들 기업들은 임금을 인상할 여력을 갖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직을 경험한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점도 고용시장은 활황이지만 임금은 크게 상승하지 않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OECD는 “실직한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했다”면서 “실제 근로자 4명 중 1명은 기본적인 디지털 기술을 갖고 있지 않아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성의 경우 시간제 근로자가 더 많으며 이들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평균 임금보다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평균임금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OECD는 분석했다. 황유진 기자/hyj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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