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갔다 폭우로 고립
태국의 한 동굴에 고립된 청소년 축구팀이 실종 열흘만에 전원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적적으로 생존한 이들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을지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국 현지 언론은 2일(현지시간) 태국 북부 치앙라이 주의 한 동굴에 놀러 갔다가 실종된 청소년 축구팀 선수 12명과 코치 1명 등 13명이 모두 생존해 있다고 보도했다.
수색 잠수부가 발견했을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 이들은 비쩍 마른 모습이었다. 수색대는 “오늘은 월요일” “실종된 지 10일이 지났다” 등의 말을 아이들과 감독에게 걸었다. 이어 “너희는 참 강인하다”고 말했다.
다만 동굴 곳곳이 침수된 상황에서 이들을 동굴 밖으로 구출하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나롱싹 오소따나꼰 치앙라이 지사에 따르면 수색팀이 실종자들을 발견한 장소는 ‘파타야 비치’로 불리는 동굴 내에서 가장 큰 공간으로부터 300∼400m 지난 지점이다. ‘파타야 비치’는 총 10㎞에 달하는 동굴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보통의 날씨라면 동굴 입구에서 이곳까지 걸어서 몇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실종자들을 찾아낸 해난구조 대원들도 산소통을 짊어지고 수킬로미터를 잠수해 이틀 만에 도착했다.
무엇보다도 열흘간 어둠과 추위를 견딘 생존자들의 몸 상태가 당장 동굴 밖 이동에 적합한지 미지수다.
이에 따라 당국은 잠수가 가능한 의사를 동굴 안으로 들여보내 일단 생존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뒤 즉각 구조 또는 현장 치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구조에 동참한 미국 동굴구조 전문가 안마 미르자는 AP통신에 “당장 이들을 구해낼지 아니면 음식 등을 공급하면서 기다릴지 결정해야 한다”며 “전문 잠수사가 아닌 생존자들이 잠수를 잘한다 해도 동굴을 통해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과정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11~16세 청소년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23일 동굴에 들어간 뒤 갑작스런 비로 동굴 내 물이 불어나면서 실종됐다. 태국 당국은 1000여 명의 군인과 경찰, 탐지견을 동원했고 미국과 독일, 인도, 중국 등 다국적 구조대원이 도와 수색한 끝에 생존을 확인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