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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일회용 빨대 없애기, 한번 먹어봐?
[헤럴드경제 TAPAS = 김상수 기자]유럽연합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추진키로 했다. 먼 미래도 아니다. 2021년까지 관련 규제안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굳이 규제하지 않더라도, 미세 플라스틱의 공포 이후 전 세계는 플라스틱 대체재 찾기에 나섰다. 

그럼 우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대신 무엇을 쓸 수 있을까?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 쓰거나, 혹은 쓰레기가 없거나. 안 쓸 수 없다면, 그럼 쓰레기가 없도록 아예 먹어볼까?

먹는 그릇ㆍ빨대

엉뚱한 얘기만은 아니다. 이미 먹는 그릇, 빨대를 개발한 업체가 있다. 친환경소재 관련업체인 롤리웨어가 개발한 빨대의 광고 해시테그는 ‘#eatyourstraw(당신의 빨대를 먹어보세요)’. 플라스틱 대신 해초를 소재로 만들었다. 그냥 먹으면 된다. 혹은 버려도 음식물처럼 쉽게 썩는다. 20개 묶음에 25달러. 빨대 하나가 1.25달러. 1300원 꼴이다.

이 회사는 먹는 컵도 개발했다. 이 역시 해초를 기반으로 제작했고, 색상을 내는 데에는 과일과 채소 소재를 활용했다. 


물론 가격은 꽤나 비싸다. 이 컵의 가격은 개당 15.99달러. 약 1만7000원이다. 네이버 쇼핑에서 유사한 사이즈의 플라스틱 컵을 검색해봤다. 1000개에 5만원. 1개에 50원이다. 가격으로 비교하자면 1만7000원 vs 50원. 그럼에도 현재 롤리웨어 컵 제품군은 재고가 없어 못 팔고 있다. 롤리웨어는 경제성보다는 즐거움, 보람, 선두자 등을 판매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롤리웨어가 제품 홍보에 주로 활용하는 단어도 ‘fun’, ‘enjoy’, ‘first’, ‘future’ 등이다. 


고전적으로 보면, 좀 더 친숙한 소재로 플라스틱을 대체하기도 한다. 대학로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장터 마르쉐에선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돼 있다. 때문에 이곳에서 음식을 사먹을 때엔 보증금을 주고 그릇까지 같이 빌리거나 혹은 아예 먹는 그릇으로 제작된다. 과자 그릇이 대표적 예다. 음식을 먼저 먹고, 과자는 일종의 디저트인 셈.


짚으로 만든 빨대

‘straw(빨대)’는 빨대란 뜻 외에 짚이란 뜻도 있다. 이는 최초의 빨대가 짚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풀을 말려 이를 활용해 맥주 등을 마시면서 빨대가 생겼다. 미국의 ‘하베스트 스트로우즈’는 아예 회사 소개에 이를 내세웠다. “수세기 전부터 빨대는 짚에서 만들어졌으나 종이를 거쳐 1960년대에 플라스틱으로 대체됐다. 짚은 가장 지속가능하고 저탄소적이며 환경친화적인 소재”라며 짚으로 만든 빨대를 개발, 소개한다.

종이도 대체재로 부각되고 있다. 영국 내 스타벅스, 멕도날드는 이미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영국은 내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매장에선 아직 종이 빨대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구매를 원한다면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 국내 다수 온라인 쇼핑몰에서 종이 빨대를 판매 중이다. 가격은 개당 50원 내외. 다른 대체재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우리도 결국은

EU에 따르면,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 중 재활용되는 건 30%에 불과하다. 연내 플라스틱 빨대 전면 금지를 추진 중인 영국 외에도 프랑스나 이탈리아는 이미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는 등 유럽 내에선 플라스틱 감축과 그에 따른 규제가 연이어 도입되고 있다. 특히나 빨대는 유럽 외에도 캐나다, 스위스, 미국 등에서도 금지 법안이 추진되는 중이다.

플라스틱 사용 금지 우선순위로 빨대가 지목되는 건, 플라스틱 제품 중에서도 빨대가 사용량이 많으면서 재활용도 유독 어렵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려면 세척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빨대는 특성 상 제품 전체를 씻어야 하면서도 세척면이 모두 좁은 입구 안에 있다. 그래서 플라스틱 빨대는 대부분 그냥 버려진다. 전 세계가 ‘공공의 적’ 1순위로 플라스틱 빨대를 지목한 이유다.

우리 정부는 최근 발표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키로 발표했다. 플라스틱 일회용품에 대한 규제도 예정된 수순으로 관측된다. 우린 플라스틱 그릇ㆍ빨대 대신 무엇을 쓰게 될까? 해초, 짚, 종이,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 나올까?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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