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포럼-한기정 보험연구원장] 고령화는 곧 여성고령화…연금정책 마련을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에 고령사회(Aged Society)로 진입하였다. 2018년에야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통계청의 과거 예측보다 더 빠른 진입이다. 국제연합(UN)이 정의하는 고령사회는 고령화율(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어서는 사회이다. 2050년에 이르면 우리의 고령화율이 현재 세계최고의 고령화국가인 일본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인구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고 그만큼 발 빠르게 고령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고령사회는 사실 ‘고령여성사회’의 도래로도 볼 수 있다. 현재 여성의 기대수명은 85.2세로 남성(79.0세) 보다 6.2세 많고, 결혼시점에서 여성의 연령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3~5세 적다. 초고령기에 홀로 노후를 맞이하게 될 여성이 상당할 것임을 시사한다. 지금부터라도 여성의 노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여성은 출산, 육아 등 사회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제활동 중단, 비정규직, 저임금 등에 보다 많이 노출된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낮은 소득과 취약한 노후준비에 직면하게 될 여성이 많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고령 여성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고령화에 대비하여 여성의 노후를 위한 연금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본인의 기여와 무관하게 배우자연금, 유족연금, 분할연금 등을 제공하는가 하면, 출산, 양육 등 사회적 기여행위에 대해 보험료를 납부한 것으로 간주해 주는 출산ㆍ육아크레딧(기여인증제)이 그 예이다. 이러한 연금정책은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이 과정에서 복지재정 부족 문제에 직면하면서 공적연금을 보완하는 사적연금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연금정책이 전환됐다. 여성 관련 연금정책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따르게 되었다. 사적연금인 퇴직연금에서 유족급여를 받을 때 비과세(영국, 호주 등)하거나 출산 시에 출산장려금을 제공(칠레 등)하는 사례는 이를 방증한다.

이러한 정책결정의 밑바탕에는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사적연금에 대한 지원을 통한 노후소득보장이 비용대비 효율적이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들이 있다.

우리나라도 공적연금에서 부양가족연금, 유족연금, 분할연금, 출산크레딧 등을 통해 여성 관련 연금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공적연금 정책이 제대로 뿌리내리기도 전에 너무 빠른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였고, 공적연금의 재정 부족문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여성 관련 연금정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을 구상할 때가 된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고령화에 대한 대응 경험을 벤치마킹(banchmarking)해 왔다. 그러나 머지않은 미래에 세계최고의 고령화율에 이를 우리로서는 더 이상 앞선 사례가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대응방안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다가올 고령여성사회를 대비한 연금정책이 이제는 정말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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