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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트럼프보다 내수부진이 더 무섭다
고정자산투자 22년만에 최저수준
소매판매증가율 2003년이후 바닥
中 싱크탱크 “금융공황 올수도”


중국이 미국과 첨예한 무역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내수’ 부진이 경제의 더 큰 복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물경제 지표가 심각성을 드러내면서 부채 축소와 금융 리스크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어 온 중국 정부의 금융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의 실물경제 지표가 일제히 악화하면서 경제 성장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감소보다 소비와 투자 축소에 따른 내수 부진이 더 큰 악재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수출은 올 들어 5월까지 13%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 증가율을 훌쩍 넘어섰다.

반면 중국 성장의 핵심 동력인 고정자산투자는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3.9%로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5월 누적 증가율도 6.1%로 22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소비자 지출의 가늠 척도인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달 8.5% 증가에 그쳐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위안화 가치는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에만 10%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이후로 보면 16% 떨어졌다.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정권은 금융 부채 축소와 금융 리스크 완화를 핵심 과제로 추진해왔다. 부채 축소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중소 금융사와 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됐고 소비와 투자 증가세가 동반 둔화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4일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해 시중에 약 7000억위안(약 120조원)을 방출, 경기 하방 압력 완화에 나섰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자금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을 낮추면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이 풀린다. 인민은행은 올들어 세번이나 지준율을 인하했다. 부채 축소를 추진한다고 하면서 지준율을 잇따라 내린 것이어서 중국 금융 당국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에버브라이트증권 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쑤 가오는 “중국 경제는 외부적으로 무역과 관련된 불확실성에 직면해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신용 경색과 성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방 압력은 상당한 편”이라고 말했다.

FT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둔화는 중국정부가 부채 축소 노력에 매진한 탓에 지방정부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투자를 제때 하지 못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은 중국의 경제가 경기 침체를 넘어 금융공항 상태를 맞이할 수 있다는 비공개보고서를 최근 펴냈다.

FT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채무불이행, 위안화 평가절하, 유동성 부족, 미국의 금리 인상에 미중 무역분쟁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황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정부가 복합적인 재정ㆍ금융정책을 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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