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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왕실의 임신, 출산, 양육은 엄숙했다
[사진=태항아리]
태는 길지 안치, 첫돌 때 천자문 만져
고궁博, ‘아기씨의 탄생-태항아리’展
아기, 어린이의 소중함 일깨우는 계기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종사지경(螽斯之慶)’이란 왕실 아기 탄생의 경사를 뜻한다. ’종사(螽斯)‘는 한 번에 많은 알을 낳는 베짱이과 곤충으로 부부의 화합과 자손의 번창을 상징한다.

나라의 경사를 뜻하는 ‘종사지경(宗社之慶)과 같은 음이 나는 말이다. 왕실 아기 탄생은 단순한 가계(家系)의 계승을 넘어 국가의 기반을 다지고, 정치체제의 지속성이 보장됨을 의미했다.

[사진=임산예지법]
왕실 여인이 회임을 하면 산실청(産室廳)이 차려지고, 출산 직전엔 유모인 ‘봉보부인(奉保夫人)’이 민가에 대한 탐문을 거쳐 임명된다. 건강한 젖이 나오는, 비슷한 시기 출산한 여인이다. ’임산예지법‘이라는 출산 관련 서적은 빨간 표지로 돼 있어 눈길을 끈다.

‘고고지성(呱呱之聲)’이 울린다. 이 말은 아기가 세상에 나올 때 내지르는 힘찬 첫 울음을 뜻한다.

출산 직후 태를 정갈하게 모아 길지에 묻고 태실을 조성하는 안태 의례가 이어진다. 태가 좋은 땅에 묻히면 태의 주인이 건강하고 지혜로울 것이라 여겼다. 원자나 원손의 태는 길지 중 길지를 택했다. 왕이 되면 석난간 등의 석물과 가봉비를 설치하는 등 위엄을 더했다.

출산과 함께 아기씨를 둘러싼 왕실의 작전은 산실청 중심에서 보양청(輔養廳) 중심 체제로 전환한다.


[사진=왕세자 탄생 축하의례 병풍]
왕실의 아기가 태어난지 삼일, 초칠일, 삼칠일, 백일, 돌에 의례를 치른다. 면역력이 다소 생겨 갑작스럽게 탈 날 기간이 지났다는 의미의 백일, 첫 생일인 돌만 지내는 여염집과는 다르게, 왕실에서는 아기 축하행사가 훨씬 더 많았다.

돌 무렵이 되면 아기의 문재해독능력과는 상관없이 천자문을 들려준다. 지식을 얻기 시작하는 첫 단계이다.

[사진=돌잡이용 천자문]

왕정국가에서 왕실의 후계를 잇는 일은 정치의 안정과 연관되므로 매우 중요한 국사로 여겨졌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지병목)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관장 한형조)은 오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과 1층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나라의 복을 담은 태항아리‘ 특별전을 연다다.

왕실의 출산문화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우리 국민들도 아기들, 어린이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새삼 일깨울 수 있겠다.

특별전 기간 중 신병주 교수 등의 6개 고품격 관련 특강도 이어지며,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활동지를 통해 알기 쉽게 학습하는 ‘활동지와 함께 하는 전시해설’(7.23~8.17), 초등학생을 포함한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우리 가족 생일 떡 만들기’(7.28/ 8.4/ 8.11/ 8.18) 등 특별전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 행사도 진행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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