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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비핵화 시간표?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파벨 필립 몰도바 총리와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CNN방송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시간표(timeline)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AP연합뉴스]

美 국방부 관리 발언 뒤집어
北 진정성 확인에 초점 의미
평양 방문 앞 수위조절인 듯


미국 내에서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미 국방부 관리들이 조만간 북한에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비핵화 시간표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히자마자 외교사령탑인 국무장관이 이를 뒤집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CNN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한 전화인터뷰에서 “2개월이든 6개월이든 그것에 대해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으려 한다”며 “북미정상이 제시한 것들을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미 양국 사이에 40여년간 긴장관계가 이어졌다며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이제 초입단계에 들어선 상황에서 특정 시간표에 얽매이기보다 진정성을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한중일 순방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미 국방부 관리들이 “정상회담 합의가 어떻게 이행돼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요구사항과 시간표를 북한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적잖은 간극을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조만간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는 국방부 관계자들의 발언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국방부는 북한과의 지속적인 외교적 절차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라며 “외교절차에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발언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스스로 앞으로 2년 반 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나는 2020년까지 북한의 주요 비핵화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던 것과도 온도차가 난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오는 2020년을 비핵화 시간표로 제시했던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두고 기본적인 북한 비핵화 목표시점은 설정하되, 협상 일정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조만간 다시 평양을 찾아 비핵화 협상에 나설 폼페이오 장관이 의도적으로 기대치를 낮추려 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명시되지 못하자 미국 내에서 비판여론이 뒤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수위조절에 나섰다는 얘기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잔뜩 기대치를 높여놨다가 의회와 언론의 반발이 심했다”며 “북미대화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큰 가운데 방북을 앞두고 기대치를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협상을 하면서 전체 로드맵을 안잡았을 리가 없다”면서 “북한이 이러한 로드맵에 합의하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미사일엔진시험장 폐기 같은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대치를 낮춘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대원ㆍ문재연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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