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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덕 장사상륙작전의 민간인 영웅들, 뒤늦은 훈장 추서
해군과 해병대의 인천상륙작전 전승 행사 [사진=해군]
-지난 19일 국무회의서 장사상륙작전 참가 고 황재중 문산호 선장 서훈 결정
-해군, 2016년 기념비 세우고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도 조성 “선원 10명도 추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영덕 장사상륙작전은 서해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취해진 교란 전술로 유명하다. 당시 장사상륙작전에 참가했던 민간인에게 뒤늦게 훈장이 추서됐다.

25일 해군 당국에 따르면,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했던 고 황재중 문산호 선장에게 이날 충무무공훈장이 수여됐다. 훈장은 고인의 외손녀인 고양자(63)씨에게 전달됐다.

훈장 서훈식은 고양자씨가 거주하는 제주도 주둔 해군7전단의 세종대왕함에서 열렸으며, 해군7전단장인 최성목 해군준장 주관으로 거행됐다.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과 거의 동시에 동해안인 경북 영덕군 장사리에 대부분 학도병으로 이뤄진 육군 제1유격대가 투입됐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풍랑 때문에 배가 좌초해 적의 집중포화가 쏟아지는 어려운 여건 속에 상륙작전을 감행했고, 적은 대규모 병력이 상륙한 것으로 오인하고 주력부대를 이동시켰다.

유엔군과 우리 군은 이 틈을 타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해 서울을 탈환하고 북진을 시작, 6.25 전쟁의 전세를 뒤집을 수 있게 된다.

고 황재중 문산호 선장은 6.25 전쟁 발발 당일부터 해군에 동원돼 해군작전에 수 차례 참가, 군 병력 수송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육군 이명흠 대위가 지휘하는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상륙부대원은 대부분 학도병으로 이뤄진 제1유격대대원과 문산호 선원 등 772명이었다.

황 선장과 상륙부대원들은 부산항을 출발, 상륙작전지역인 경북 영덕군 장사리로 이동했으나 풍랑으로 배가 좌초해 접중 집중포화 속에 놓였다. 부대원들은 용감히 상륙을 감행했고, 이 과정에서 130여명이 전사하고 110여명이 부상, 다수가 행방불명이 되는 큰 타격을 입었다. 황 선장과 문산호 선원 10명도 전사했다.

하지만 이들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살아남은 상륙부대원들이 적과 교전을 벌인 끝에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성과를 냈고, 적의 주력부대 유인이라는 작전 목표도 달성했다. 적은 대규모 병력이 상륙한 것으로 오인하고 주력부대를 이동시켜 이들과 약 1주일간 혈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적 200여명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장사상륙작전과 거의 동시에 실시된 인천상륙작전이 적의 허를 찔러 6.25 발발 이후 약 3개월만에 서울을 탈환하고 북진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해군은 장사상륙작전을 위해 희생한 황재중 선장과 선원 10명이 비록 현역 군인은 아니었지만, 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전쟁 승리에 기여한 공이 다대하다고 평가하고, 서훈 추천을 위해 지난 수년간 노력해왔다.

해군본부 역사기록관리단은 당시 작전에 참가한 생존자 증언을 청취하고 문산호 관련 문헌을 찾아내 이들의 공적을 확인, 지난 19일에는 국무회의에서 고 황재중 선장에 대한 훈장 수여가 최종 결정됐다.

이날 서훈식에서 임성채 해군본부 역사기록관리단 군사편찬과장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기여했음에도 오히려 인천상륙작전의 명성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하던 문산호 선원들의 공적을 찾고 확인하는 데에는 여수철수작전시 함께 작전했던 당시 백두산함 갑판사관 최영섭 소위(현 해양소년단연맹 고문)의 조언과 도움이 컸다”며 “이런 노력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 몸을 삼가 바치나이다’라는 해군의 창군 정신을 구현하고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최성목 해군7전단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도록 헌신하신 참전용사들의 공적을 기리는 것은 후손들이 해야할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해군은 고 황재중 선장과 함께 전사한 선원 10명에 대해서도 공적 확인과 추천을 지속할 예정이다.

한편, 해군은 지난 2016년 9월12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이들을 위한 기념비를 세웠고, 영덕 장사 해변에는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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