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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갑, 강제 다이어트 ①] 휴가라 돈 쓸데도 많은데…‘밥값이 무서워’
- 쌀값 고공행진 전년比 27%↑…채솟값도 금값
- 가공식품 30개 판매가격 지난달 보다 상승
- 식품물가 상승률 OECD 회원국 가운데 10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곧 휴가라 목돈 써야하는데, 한끼한끼가 겁나요. 장보러 가면 몇만원은 우습죠.”

대형마트에서 만난 40대 주부 백모씨의 말이다. 백 씨는 “줄인다고 줄여도 식비만큼은 줄이기가 힘들다”며 “그런데도 식재료비가 너무 비싸 갈수록 엥겔지수만 높아지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쌀값을 비롯해 주요 식재료 가격이 들썩이면서 ‘밥값이 무섭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주식인 쌀값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쌀 소매가는 20㎏ 기준 4만7334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평균가(3만7388원)보다 27% 뛴 가격이다. 
<사진> 쌀을 비롯해 채솟값과 가공품 등 거의 모든 식재료, 식료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며 서민들의 지값을 얇게 하고 있다.

쌀값 급등은 물량 부족 때문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397만2000t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37년 만의 최저치다. 쌀 재배면적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데다 모내기 시기에는 가뭄이 들고, 낟알이 영글 시기에는 비가 많이 와 작황이 나빴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쌀 풍년으로 과잉공급이 이어지자 정부가 37만t을 사들인 것도 가격을 올리는 원인이 됐다.

국내산 고춧가루 가격도 뛰었다. 지난달 소매가격 기준 ㎏당 3만1353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7%나 올랐다. 고춧가루 재료인 건고추 생산량이 매년 6~7%씩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농가의 재배 비율이 높은 탓에 고춧가루 자급률이 매년 떨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무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45%, 고구마는 31%, 배추도 30% 껑충 뛰며 식탁물가를 올리고 있다. 4월 이상 저온과 지난달 말 내린 우박 등의 영향으로 추석 명절께에는 사과와 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채솟값도 고공행진이다. 통계청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9.0%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은 13.5% 올라 작년 8월 22.5%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감자가격은 59.1% 상승하면서 전달(76.9%)보다 상승 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무 가격은 45.4%, 고춧가루 가격은 43.6% 올랐다.

가공식품 역시 오른 품목이 많다. 한국소비자원이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5월 다소비 가공식품 30개의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맛살ㆍ냉동만두ㆍ햄 등의 가격이 지난달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맛살(1.6%)ㆍ냉동만두(1.4%)ㆍ햄(1.1%) 등 11개였고 하락한 품목은 된장(-3.4%)ㆍ스프(-2.2%)ㆍ콜라(-1.9%) 등 14개였다. 밀가루ㆍ라면 등 5개 품목은 보합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5월과 비교했을 때에는 콜라(9.0%)ㆍ즉석밥(8.4%)ㆍ어묵(7.1%)ㆍ설탕(6.8%) 등의 가격이 올랐다.

한국의 식품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0위에 이를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4월 식품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상승해 36개 회원국 가운데 10번째로 높았다. 노르웨이(3.9%)와 독일(3.3%)을 제외하면 한국보다 식품물가 상승률이 높은 국가는 모두 개발도상국들이었다. 최근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터키(8.8%)를 비롯해 멕시코(5.0%) 폴란드(4.1%) 등의 식품물가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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