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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갈등유발자’②]밤마다 술판에 고성방가…잠못드는 주택가
-여름, 노상음주ㆍ주취자 민폐로 시내 몸살
-공무원ㆍ지역주민 “힘들다” 주장
-돈들여 ‘음주부스’ 짓지만 ‘소용없다’ 하소연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서울시내 대학가가 밀집한 A구청은 음주와 관련된 민원으로 매번 몸살을 앓고 있다.

학교 주변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는 학생들 탓에 인근 지역주민들이 ‘시끄럽다’는 불만을 구청에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가 편의점에 늦은 밤시간대 매장앞의 의자와 테이블을 치워줄 것을 요구했지만 효과는 잠시뿐, 민원은 끊이질 않는다. 

음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연남동 경의선숲길(연트럴파크) 일대의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여름이 다가오면서 음주로 인한 문제로 시내 중심부, 주변부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내 중심부는 고성방가하는 만취자때문에, 주변부는 노상에서 술을 마시는 주민들로 인해 생채기가 생기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경의선숲길이 위치한 서울 연남동 일대는 매일 밤마다 술판을 벌이는 젊은 사람들 무리로 북적이고 있다. 지역주민들도 불만이다. 인근 주민 이모(26ㆍ여) 씨는 “어린시절 조용했던 연남동이 이제는 사람이 너무 늘어나 미쳐버릴 지경”이라며 “제발 술이라도 안마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정모(29) 씨도 “연남동 술문화는 낭만을 넘어 민폐가 됐다”면서 “퇴근하고 귀가하는 길에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했다. 

학교 잔디밭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학생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다른 주택가, 시내중심부 지역도 마찬가지다.

노상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없지만, 만취자들의 추태와 이들이 만드는 토사물들은 일반 주택가보다 더욱 심하다. 인사동 C화방의 주인인 김모(51) 씨는 “골목 가장자리까지 가면 흔적만 남은 토사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면서 “술을 먹지 않은 내가 역겨울 정도로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종로에 위치한 중국요리집 주인 양모(47) 씨도 “여름에는 아침 일과가 만취자들의 토사물을 치우는 것으로 시작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한 편의점 앞 테이블 위의 술판. [헤럴드경제DB]

동대문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중년 여성 이모 씨는 가게 앞에 ‘음주부스’를 설치했다. 술을 마시려는 고객들의 수요와 인근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함께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효과는 나쁘지 않다. 봄과 가을에는 음주부스를 통한 소음 차단 효과가 제법 컸다. 하지만 여름에는 음주부스가 있으나 마나하다. 이 씨는 “사람들이 덥다는 이유로 부스 문을 열고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강모(29)씨는 “나도 학교다니던 시절 노상음주를 즐겼기에 처음엔 이해하려고 했지만, 밤늦게 주취자들이 소리질러 잠에서 깰때면 갑자기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난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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