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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비핵화-체제보장 위한 대화원칙 합의…北 ‘미사일 파괴’ㆍ美 ‘한미훈련 중단’ 맞교환
-CVID 결국 합의문에 명시 안돼…‘한반도 비핵화 위한 공조’ 명시

-북미,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합의…검증은 후속협의로

-트럼프 “김정은, 북한으로 돌아가 미사일 파괴하겠다고 해”

-북미, 신뢰ㆍ대화 바탕으로 한 비핵화-체제보장 해결 합의



[헤럴드경제(싱가포르)=문재연 기자]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전쟁 이후 지속된 적대관계를 뒤로 하고 비핵화 및 체제보장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천명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사진=AP연합]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4시(현지시간ㆍ오후 5시)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로호텔에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은 북한으로 돌아가 미사일을 파괴할 것”이라고 밝힌 한편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 북한의 핵무기 파괴를 조건으로 한미훈련이 중단을 약속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데 미국은 상당한 비용을 치루고 있고, 한국은 일부의 비용을 내고 있다. 또 매우 도발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포괄적인 합의와 대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훈련을 중단하는 대신 무엇을 얻은 거냐’는 질문에 는 “이날 대화를 위해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송환했고, 북한에 있는 미군 유해를 발굴 및 송환하기로 했다”며 “북한은 핵실험 및 미사일 도발을 지난 7개월 동안 중단했다”고 답했다.

[사진=AP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의 대화는 건설적이고 진실했다”며 “우리는 새로운 역사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 합의문을 공개하는 한편 “합의문에 담겨있지 않지만 김 위원장은 북한으로 돌아가 미사일을 파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정상은 합의문에 한반도의 비핵화 의지 및 이행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합의문에는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관계 설립 공헌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공동노력 ▷판문점 선언에 따른 완전한 비핵화 이행 ▷ 북한에서 6ㆍ25전쟁 중 실종 및 전사한 미군 유해발굴을 위한 양국 협력(POW/MIA) 원칙에 합의했다. 

[사진=AP연합]


북미정상회담 이후 열린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기쁘다. 이 문서는 굉장히 포괄적인 문서이며, 아주 좋은 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서명을 하게 됐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에 대한 합의는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북미정상회담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미 실무협상단은 한반도에서의 ‘CVID’에는 동의했으나, 합의문에 ‘북한의 CVID’를 명문화하는 것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비핵화 이행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검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이어 “많은 사람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고 검증이 될 것이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조치는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합동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탄두 국외반출 및 핵사찰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나에겐 단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 상태였다”며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이행조치에 대해 논의하려면 합의문에 서명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적절한 시간이 되면 평양으로 갈 것이라고 얘기했고, 적절한 시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했다. 김 위원장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짧게 논의했으며 “김 위원장도 (인권개선을) 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이번 합의는 북한 비핵화 문제와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협상프로세스의 ‘개시’를 알리는 북미 정상간 첫 합의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정상급’에서 비핵화 및 관계정상화에 대화를 계속하나가기로 합의함으로써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을 통해서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 이행 및 체제보장에 대한 북미 협상은 향후 정상회담 및 고위급 회담을 통해 더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정상회담이 여러 차례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번 회담이 ‘상견례’(get-to-know)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기 전 관계개선 및 신뢰구축에 나섬으로써 북한이 얻을 수 있는 ‘당근’(인센티브)가 무엇인지 제시한 행보라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기 전까지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이 돼야지만 제재를 해소할 수 있다. 나도 제재를 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서도 “상당히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한반도 비핵화까지 여러차례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전 합의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지적에는 “다른 대통령과 다른 정부, 그리고 다른 정권 간 합의와 의지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북미 정상은 이날 오전 9시 40분 간 단독회담을 갖고 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가졌다. 북미 양국 정상이 한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은 1948년 분단 이후 70년 만에 처음이다. 카펠라 호텔에서 두 정상이 ‘세기의 악수’를 나눈 시간은 약 12초 가량. 두 정상의 배경에는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걸렸고 두 정상은 그 앞에서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단독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호텔 발코니에서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다지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어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확대정상회담을 이어갔다. 확대회담이 끝난 뒤 업무 오찬에 들어갔다.

확대정상회담에는 북미 양측의 외교 브레인 3명씩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격인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북한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업무 오찬에는 북미 사전 실무협상을 주도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오찬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오찬 후 통역 없이 단둘이 카펠라호텔을 산책하며 담소를 나눴다. 짤막한 산책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실무진이 배석한 가운데 미국 대통령의 전용차량인 ‘캐딜락 원’의 내부를 보여주기도 했다.

munjae@heraldcorp.com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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