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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장 후보, 마지막까지 혼신의 유세
박원순, 노인층 고민·의견 청취
김문수 “자유민주주의 위험 상황”
안철수 “7년전 신드롬 다시 한번”


여유만만부터 절박함, 초초함까지.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서울시장 후보 3인의 표정은 제각각이였다.

자신의 선거운동 대신 구청장 후보 지원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의 표정은 끝까지 여유만만 그 자체였다. 박 후보는 11일 오후 노원구에 있는 노원50플러스센터를 찾아 주민들의 인생 후반에 대한 고민과 의견 등에 귀를 기울였다. 이곳은 장년층부터 노인층을 대상으로 취업 컨설팅, 문화지원 사업 등을 하는 서울시 복지기관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왼쪽사진부터),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븐을 설치해 달라”는 소소한 부탁부터 “다른 지역에도 센터를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다”, “노원에 도시농업을 활성화 하길 바란다” 등 다양한 민원이 쏟아졌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던 한 주민이 “강습료가 비싸다”고 건의하자 박 후보는 “이곳에서 협동조합 같은 것을 만들어 약간의 용돈을 벌고, 봉사활동도 하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표를 의식해 표를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시민들 가까이 다가서서 마음을 사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다른 후보에 비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자유한국당이 지배하고 있던 그런 구청을 다니면서 마지막까지 주민들에게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12일 첫 일정을 영등포에서 시작했다. 신길역부터 영등포, 문래역, 영등포구청, 당산역으로 이동하는 동선이다. 흰옷의 당점퍼를 입은 김 후보는 유세차량에 올라타,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출근길에 오른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고, 두 팔로 하트를 만들어 웃기도 했다.

신도림역 1번 출구 앞,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구로 구청장에 도전하는 강유식 후보와 함께 유세차량에 오른 김 후보는 안보를 강조하기도 했고,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표심 호소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위험한 상황”이라며 “군 출신이 그나마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 “기독교 신자들도 마찬가지”라며 “북에서는 집에 성경만 있어도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더라”고 말했다.

개봉역 유세에서는 나경원 의원이 지원 유세를 하기도 했다. 이날 나 의원은 김 후보가 서울시장의 적격자임을 강조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있었던 안철수 후보를 향해 “제1야당 후보한테 무조건 사퇴하라니, 날로 먹으려고 한다. 공짜로 먹으려는 그 당은 깨지게 돼 있다”며 지원 사격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개봉역 앞에서 만난 김정준(62) 씨는 “나는 오리지널 우파”라며 “더불어민주당에서 2번이나 서울시장을 했으면 이제 그만 해야 된다”고 지지했지만, 신도림역에서 만난 김효성(41)씨는 “자유한국당 당 대표랑 대변인의 망언이 심해서, 국민 반감이 크다”며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 민주당으로 마음이 쏠린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마지막 선거 유세는 절박함으로 가득했다. “V3 만들어 보급했던 안철수다. 1500억 원 모두를 위해 기부했던, ‘무릎팍도사’에서 보셨던 사람이다. 그 사람 변하지 않았다. 약속드린다.”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12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는 노원구 집중유세에서 ‘7년 전 안철수 신드롬’을 다시 불러일으키려 애썼다. 청바지와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었다.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던 시절에 비해 떨어진 지지율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유세현장 근처에서 만난 학생들은 실제로 안 후보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중년층 이상 어르신 6명가량은 유세차량 건너편에서 연설에 대해 호응하고 손뼉을 쳤으나, 길 가던 학생들은 이어폰을 끼고 힐끗힐끗 유세를 쳐다보는 수준이었다.

신선했던 안 후보를 기억하던 사람도 “박 후보가 될 것 같다”며 자조했다. 유세현장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한창 힐링캠프 나오고 그럴 때는 신선했다. 당시가 오히려 더 신뢰가 갔다”면서도 “이제는 단일화해도 (박 후보를) 이기지 못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회팀/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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