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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지는 ‘스마트베타’ ETF 시장…‘작은고추’가 이끌었다
-스마트베타 ETF 총자산 1조7000억…전년比 26% 증가
-중소형주 비중 높인 ‘사이즈’ 전략이 성장세 주도
-“이름 비슷하더라도 전략 천차만별…포트폴리오 살펴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특정 투자 성향을 겨냥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스마트베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아직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올들어 증가한 총 자산 규모가 지난 한 해 증가량과 비슷할 정도다. 시가총액 규모가 비교적 작은 주식들의 비중을 높인 ‘Size’ ETF 상품들에 가장 많은 투자금이 몰렸는데, 2분기 이후 수익률이 평균 5%에 달할 정도로 성과도 우수하다. 다만 상품들의 이름이 비슷하더라도 성과는 천차만별이어서, 상품별 투자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1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마트베타 ETF 60개 종목의 총자산 규모는 1조73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1조3690억원)보다 약 26% 늘어난 것으로,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해 전체 총자산 증가량(4520억원)의 80%를 웃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스마트베타 ETF 시장의 증가 규모가 지난해의 2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스마트베타 ETF 총자산 증가 추이 [자료=NH투자증권]

스마트베타 ETF는 시장 평균 대비 초과수익(알파)을 추구하는 액티브펀드와 지수 상승 폭과 같은 만큼의 수익(베타)을 목표로 하는 패시브펀드의 장점을 합해 놓은 상품이다. ETF로서 환매수수료 등이 없어 관리 비용이 저렴하고,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사고팔기 쉽다. 추종하는 지수가 어떤 요소를 중시했는지에 따라 유형이 구분되는데, ▷시총 규모가 작은 주식의 비중을 높인 ‘규모(Size)’ 전략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주식에 집중하는 ‘내재가치(Value)’ 전략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타인자본의존도가 낮은 종목을 골라 담는 ‘우량주(Quality)’ 전략 등으로 나뉜다.

올해 스마트베타 시장의 확대를 이끈 것은 사이즈 전략 ETF였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중소형주의 편입 비중을 높인 7개 ETF에 올들어서만 221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코스피중형주ETF’에는 연초 이후 95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중소형ETF’에도 544억원이 투자됐다.

스마트베타 전략 각 팩터별 주요 ETF 수익률 현황 [자료=한국펀드평가]

최근 수익률 측면에서도 사이즈 전략 ETF가 독보적이다. 올 2분기 들어 ‘TIGER코스피중형주ETF’, ‘KODEX200중소형ETF’가 모두 7% 넘는 수익을 내고 있으며, 7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도 4.9% 달해 모든 전략 유형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GS건설, 현대로템, 현대엘리베이터 등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로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이 나란히 편입비중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영향이 컸다. 사이즈 전략 다음으로는 기초체력(펀터멘털)에 집중하는 밸류(3.3%, 이하 2분기 이후 평균 수익률), 여러 전략을 혼합한 멀티팩터(3.3%), 이익성장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하는 성장(2.4%), 최근 주가 모멘텀이 큰 종목에 투자하는 모멘텀(2.3%) 전략 등이 양호한 성과를 냈다. 모두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0.2%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같은 전략을 내세운 ETF라도 추종하고 있는 지수가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지수가 유가증권시장 종목만을 대상으로 하는지, 아니면 코스닥 성장주까지 범위를 넓혔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편입비중 최상단에 자리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MSCI모멘텀 ETF’의 경우 2분기 이후 수익률이 0.4% 수준이지만, 피에스케이, 고영 등 코스닥 종목들의 비중을 높인 ‘KODEX모멘텀PLUS ETF의 경우 같은 기간 수익률이 2.6%에 달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대표 지수간 특성 차이가 큰 시장이고, 이에 따라 스마트베타 ETF들이 서로 비슷한 이름을 하고 있더라도 그 포트폴리오는 각양각색”이라며 “ETF가 어떤 전략의 지수를 추종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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