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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52시간 근무시대]근로시간 주는데 공사장ㆍ공장 근무자들 되레 불만…왜?
-기존 68시간 대비 16시간분 감소하는 셈
-현장 근무자들 “돈이 안된다”고 하소연
-전문가들 “현장 근무자들, 생계에 어려움 생길수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이제 노가다도 주 5일근무 하는거야.”

팀장 A씨의 말이 평택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강모(31) 씨에겐 전혀 달갑지 않게 들렸다. 토요일 근무를 만근하면 평소 수당의 1.5배를 계산해주는데, 주말 근무를 못하게 되면서 많게는 50만원 이상 급여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는 “(평택에서는) 주말에 근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리 대체할 일거리가 없다”며 “장사 밑천 마련하려고 시작한 일인데, 수입이 줄어든다니 52시간 근무가 반갑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공사장 관련 자료사진. [사진=123RF]
공장 자료사진. [연합뉴스]

현장에서 일하는 상당수 근무자들에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우려가 크다. 일한 시간만큼 급여를 받는 이들은 근무시간이 줄면 그만큼 급여도 적게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사장에서 안전설비 설치업무를 했던 이모(29) 씨는 얼마 전 2년여 간 해왔던 현장직 근무를 그만뒀다. 그는 “나처럼 경험이 쌓인 근무자는 주말 근무를 하지 못하면 급여 손해가 더욱 크다”면서 “실업 급여를 받으며, 건설장비 자격증을 따 더 급여가 높은 현장에 지원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같은 현장에서 일했던 공무원준비생 최모(29) 씨는 “공무원 시험이 끝나면 바짝 일을 해 1년치 시험비용을 벌고 시험을 준비해왔는데, 급여가 줄어든다고 해서 올해는 다른 일을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노동전문가들도 이같은 문제를 걱정했다.

현장직 근로자들 상당수가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인 경우가 많아 급여가 줄어들 경우 삶 유지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무법인 하나의 이학주 노무사는 “(생산직 근무자들은) 근무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당장 실제 급여가 줄여드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서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은 급여가 줄어드니까 경제형편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현장직 근로자들에게 주 52시간 근무제라는 일과 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위한 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사장ㆍ공장 근무자들의 거주지역은 상업, 유흥업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안산 시화공단에서 일하는 윤모(29) 씨도 “일이 끝나고 숙소에 가면 멍하니 누워서 TV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야간근무를 하지 않으니 시간이 잘 가지 않는 느낌이다“라고 하소연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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