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 이동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기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10일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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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10일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 B-2447편으로 싱가포르에 도착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36분(한국시간 3시36분)께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 B-2447편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사각형 뿔테안경과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당국의 삼엄한 경비 속에 VIP 전용출구로 공항을 빠져나온 뒤 싱가포르 체류 기간 숙소로 사용하는 세인트 리지스 호텔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세기의 담판이 될 6ㆍ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길에 오르면서 자신의 전용기 ‘참매1호’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한 중국 소속의 항공기를 이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에어차이나 소속 B-2447은 지난 8일 오후 베이징에서 평양 순안공항으로 이동했으며, 10일 오전 8시30분께 싱가포르로 출발했다.
B-2447은 중국 최고위급인사들이 이용하는 전용기로 과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이 이용했으며, 지난 5월에는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아프리카 순방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으로부터 B-2447을 임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도 이날 오전 B-2447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이륙한지 1시간여 뒤인 9시30분께 싱가포르로 향했다.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에 빗대 ‘에어포스 은’(Air Force Un)으로 불리기도 하는 참매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IL(일류신)-62M을 개조한 것이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8/06/10/20180610000258_0.jpg)
북한은 1970년대 제작된 기종을 1982년 고려항공을 통해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L-62M은 1960년대 개발된 IL-62를 1970년대 개량한 기종으로,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해 이론적으로 4800㎞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비행이 불가능하진 않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참매1호에 탑승하고, 수행원들은 B-2447을 타고 먼저 싱가포르에 도착해 김 위원장을 맞이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참매1호가 노후한데다 북한의 장기노선 운용 경험과 노하우, 조종사 부족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중국 고위급인사의 전용기가 선택받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참매1호를 띄운 것은 김 위원장이 어느 항공기에 탑승하는지를 감추기 위한 의도적 조치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참매1호가 아닌 중국 고위급인사의 전용기를 이용한 것을 두고 체면치레보다 실용성을 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B-2447과 참매1호가 출발하기 앞서 수송기 IL-76도 이날 새벽 평양 순안공항에서 싱가포르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두 번째 방중 때 참매1호와 별도로 편명 P-914가 적힌 IL-76을 수송기로 활용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은 이번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위해 총 3대의 항공기를 띄운 셈이다.
IL-76은 최대 항속거리 6100㎞, 최대 이륙중량 17만㎏, 최고속도 시속 850㎞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이동할 때 이용할 방탄차(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 등을 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