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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과학연구소, 천음속풍동 실험실 국내 최초 조성…“국산 미래 첨단비행체 개발에 기여”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는 군 당국이 관련 기밀을 해외에 노출하지 않고 개발을 진행할 인프라를 마련했다.

실제 전투기가 날고 있는 것처럼 아음속 및 초음속 바람을 혼합해 일으켜 비행체의 반응을 살피는 핵심시설인 천음속풍동 실험실을 국내에 조성 완료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미사일과 비행체 등 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천음속풍동실험을 해외 시설을 임대해 사용했다. 이 때문에 국내 군사기밀이 해외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사진=방위사업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는 5일 오전 11시 ‘천음속풍동시설(KS-T1500)’ 준공식 및 가동식을 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안 회그룬드 주한 스웨덴 대사와 국방부, 방위사업청, 공군,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관계자, 전문가가 참석했다.

‘천음속(遷音速)’은 음속을 나타내는 마하 1.0 부근의 속도 영역을 말한다. 이 영역에서는 음속보다 느리거나 빠른 상황이 반복되는 등 심한 유동(流動) 현상이 발생한다.

미사일과 전투기 등 초고속 비행체를 개발할 때 이런 영역에서 요동치는 공기역학적 힘을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선 이런 실험실이 없어 개발에 장애가 됐다. 해외 풍동실험실을 임대해 사용할 경우 개발 중인 미사일이나 비행체를 해외에 노출시킬 수 밖에 없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웨덴 항공우주국(FOI)에서 국방과 우주분야 프로그램에 사용하던 시설을 110억원에 수입했다. 연구소는 이를 다시 4년간 개량하고 시험해 한국형 KS-T1500을 준공했다.

이 실험실에서는 천음속 영역을 비행하는 전투기나 미사일의 축소 모형으로 비행체가 천음속 영역을 날 때 받는 힘과 압력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비행체의 자세 안정성, 구동장치, 구조설계 등에 유용한 데이터가 나온다.

풍동실험 장비는 인공적으로 바람을 일정량 모았다가 한꺼번에 강하게 내보내는 방식과 팬을 이용해 강한 바람을 계속 순환시키는 방식 등 2가지가 있다.

KS-T1500은 이 2가지 방식을 접목한 방식이다. 현재 진행중인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사업과 각종 미사일 연구 등 국산 미래 첨단비행체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ADD는 기대했다.

남세규 ADD소장은 “스웨덴의 국방연구소, 스웨덴 민간기업 스탁스(STARCS)사, 주한 스웨덴 대사관의 도움으로 풍동실험실 건설이 완수됐다”며 “ADD는 음속보다 느린 아음속 풍동과 초음속 풍동에 이어 천음속 풍동실험실이 더해지며 비행체 개발에 필수적인 풍동 인프라를 선진국 수준으로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준공식에 참석한 안 회그룬드 대사는 “천음속 풍동실험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구현하고, 대한민국의 안보 역량을 향상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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