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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다는데…’ 저평가 매력에도 지주사 주가는 추락 중
-1분기 실적 선방 불구 외인ㆍ기관 매도에 곤두박질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기조 직면…불확실성 확대
-밸류에이션 매력 충분하지만 주가 상승 모멘텀 부재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내 지주회사 가치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정작 증시에서는 ‘팔자’가 지속되면서 맥을 못추고 있다. 현재로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외에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뚜렷한 매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기조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가속화되는 점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이후 지주사들은 대부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까지 두산 주가는 12% 하락했고, 롯데지주도 10.3% 떨어졌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그룹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향방에 관심은 높아졌다.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주가는 같은 기간 11.4% 하락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매각으로 순환출자 구조 해소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기관투자가들은 우선 삼성물산을 매도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가 아직 진행 중인 점도 투자 판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3.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 역시 지난 달 이후 주가가 11% 넘게 빠졌다. 지난 1일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합병 결정으로 일감 몰아주기 이슈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작 주가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에서 지주사 종목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다보니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부 지주사들은 그룹 계열사들보다 더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며 변동성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CJ그룹 지주사인 CJ는 최근 한 달간 10% 가까이 주가가 하락하며 CJ제일제당(4.2%), CJ E&M(-0.4%)보다 크게 부진한 성적을 냈다.

SK 역시 같은 기간 4.8% 떨어지며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5.6%)과 SK텔레콤(-2.4%)에 비해 뒤처졌다.


이처럼 지주사들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저평가된 상황이 여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가총액과 산업별 구분을 떠나 주요 지주사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주가 할인율은 40% 이상으로 역사적 저평가 국면이다”며 “현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외에는 지주사들의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모멘텀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지주사들의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했고, 특별한 악재도 없었다”며 “최근 지주사에 대한 외인과 기관의 매도는 모멘텀 부재에 따른 비중 축소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남곤 연구원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히 높기 때문에 추가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지만 상승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고 밝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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