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비긴어게인2’의 이번 팀은 조합이 너무 좋다. 역대급 조합이다. 이 좋은 케미로 포르투갈 버스킹이 빛나고 있다. 네 사람의 아름다운 선율이 서남쪽 유럽에서 퍼져나간다. 길 가던 리스본 시민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박정현, 헨리, 수현, 하림의 탁월한 재능들이 모두 다 살아난다. 설렁설렁 시작하는 즉흥 잼 연주에 네 명 모두 다 잘 어울린다.
박정현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가창력,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목소리로 또 다른 감성을 주는 수현의 가창력, 이선희의 ‘인연’ 한소절만 듣고 이내 바이올린 반주에 가담하는 헨리의 천재성을 느껴볼 수 있다. ‘몬스터’ ‘Love Yourself’ 등 헨리와 수현의 듀엣도 단번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닛’이 됐다.
박정현은 팝뿐만 아니라 자신의 히트곡이자 한국노래인 ‘꿈에’를 불러도 거리에 모인 유럽인들이 숨죽이며 들으면서 감동의 표정을 짓는다. 헨리는 라이브 클럽에 들어가 이미 공연중인 유럽 뮤지션들과 즉흥적으로 바이올린을 켜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몇 개인지를 계속 세야 하는 악기 트랜스포머 하림의 역할도 지대하다. 하림은 각 노래에 맞는 악기로 조용히 중심을 잡아주면서 가창에도 참가하고 있다. 기타리스트로 참가한 이준의 기타 소리도 잘 어우러진다.
말하자면, 이들은 조용히 자기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내면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고 훌륭한 팀워크 플레이를 만들어낸다. 기성가수들도 외국에서 버스킹을 하면 긴장하게 되고, 예측하기 힘든 여건 등으로 본의 아닌 불협화음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 팀은 상황과 여건에 상관없이 노래 부르는 걸 즐긴다. 서로에 대한 배려심도 느낄 수 있어, 시청자에게도 편안하게 다가온다. 경직된 분위기가 한번도 없었다. 하림은 후배인 수현과 헨리에게 “버스킹 체질”이라고 말한다.
무리하는 경우나 쓸데 없는 감정 낭비가 조금도 없이, 오롯이 자신의 감성에 집중한다. 아쉬움 하나를 찾으라면 헨리가 감기가 걸려 실력을 100% 보여주지 못한 것뿐이다. 이들은 협업의 완벽한 사례라 할만하다.
그런 가운데 박정현이 부른 아델의 ‘Someone Like You’가 방송 하루 만에 영상 조회수 60만 건을 돌파한 후 1백만 이상 뷰를 기록했다. 네 사람이 부른 ‘Shape of You’, 헨리-수현의 ‘Love Yourself’도 인기가 높다. 박정현, 하림, 헨리, 수현은 가히 어벤져스팀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합(合)’이 계속 기다려진다. 오는 8일에는는 포르투갈의 ‘파두 하우스’에서 우리나라 전통 노래를 편곡해 선보일 네 사람의 모습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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