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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필요…큰폭 인상 반복시 득보다 실 커”
15% 인상시 내년 10만명 고용감소…국책硏 첫 ‘속도조절’ 공식화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의 경제정책 관련 연구를 주로 수행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책 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쟁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4일 최경수 선임연구위원이 연구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은 저임금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고 임금격차를 축소하는 효과를 가진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금년도의 대폭 인상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감소 효과는 크지 않다”고 진단하고, “그러나 내년과 내후년에도 대폭 인상이 반복되면 최저임금은 임금중간값 대비 비율이 그 어느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 되어 고용감소폭이 커지고 임금질서가 교란되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으므로 인상속도를 조절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향후 2년간 최저임금을 연 15%씩 올리면 그로 인한 고용감소 규모가 내년에 9만6000명, 2020년 14만4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용 감소 규모는 2000∼2004년에 최저임금을 실질 기준 60% 인상한 헝가리 사례를 다룬 관련 논문을 국내 상황에 적용해 추정했으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주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 일자리 안정자금이 없는 경우를 가정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급속한 인상이 계속되면 최저임금 인근에 밀집된 임금근로자 비중은 급속히 증가하고, 최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증가하면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영향 탄력성 값도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수준이 매우 높아지면 고용감소와 더불어 서비스업이나 저임금 단순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 취업이 어려워지는 등 임금질서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최저임금이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에 달했다는 점도 속도조절 필요성으로 제시됐다. 프랑스가 2005년 최저임금이 임금 중간값의 60%에 도달한 후 임금질서 교란 때문에 추가 인상을 중단했는데, 한국은 2018년 기준으로 그 비율이 55%라는 것이다.

또 저임금 근로자가 동일한 임금을 받게 되면서 지위상승 욕구가 사라지고 인력관리가 어려워지는 등 문제가 생기거나 최저임금 근로자가 증가하면서 정부 지원금 소요 규모가 확대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최 선임연구위원은 덧붙였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이 내년에도 15% 인상되면 최저임금의 상대적인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높은 프랑스 수준에 도달하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조절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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