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죽어가는 골목상권을 살리려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힘들어 하는 동네 식당들을 무작정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방송에서 백종원을 내세워 잘 안되는 식당의 클리닉을 여는 건 민감한 문제다. 그래서 프랜차이즈업을 하는 백종원도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취지와 철학을 강조한다.
“먹자골목과 골목상권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는 것. 사실 이 말이 100% 수긍되지는 않지만, 먹자골목을 도와줘 권리금을 키워주는 게 아니라 영세한 식당의 맛과 서비스 질을 개선시켜 죽어가는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방송국과 백종원의 취지에는 십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백종원이 ‘이대 꽃거리 삼길’ 백반집과 ‘충무로 국숫집’에 대해 솔루션을 제공했고, 시청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었다. 이 식당의 사장들이 고집이 셌지만, 그것이 방송으로 내보내지 말아야 될 이유는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용산 해방촌의 원테이블 식당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자칫 자극성이 있는 노이즈밖에 안될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재개업을 한다 해도 개운치 않다. 두 명의 20대 여사장이 음식 장사로서 기본이 안돼있다. 맛보다는 비주얼에 치중하는 데다, 맛은 별로 없고 비싸다. 그래놓고 돈 벌 궁리만 한다. 전문가(백종원)가 이 식당에 대해 방송으로 솔루션하는 걸 시청자가 선뜻 동의하기 힘든 이유다.
그런데도 시청률은 높다. 원테이블 식당의 솔루션에서 순간 시청률이 8.1%까지 치솟았다. 이건 관심이 아니라 분노의 표현이다. 드라마로 치면 막장적 장치다.
맛은 별로 없고 비주얼에 신경 쓴 ‘실곤약 샐러드’, ‘과일 월남쌈’, 1만5000원짜리 불고기 파스타, 4만원 짜리 밀푀유나베, 7000원 짜리 핫도그, 투명한 얼음을 사이다에 넣은 4500원짜리 꽃얼음 음료를 볼 때마다 화가 난다. 욕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 같은 매카니즘이다.
기본이 안된 이들 여사장에 대해 백종원이 “팔아선 안될 음식이다”, “혼 좀 나셔야 한다”, “폐업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면 시청률이 쭉쭉 올라간다.
제작진은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원테이블 식당을 출연시켰다고 한다. 이 사례를 포기할 수 없다면, 왜 원테이블 식당을 살리고, 새롭게 리모델링하는지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켜야 한다. 원테이블 식당은 여사장들의 마인드가 1차적 문제다. 그 다음에는 요리실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니까 백종원의 독설에 울다가 개과천선해 좋은 식당주가 되는 신파성 해피엔딩은 드라마에서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해서는 식당 사장이 진짜 변했는지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테이블 식당은 솔루션 과정과 결말을 좀 더 설득력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이 사례는 막장솔루션예능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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